경찰, 타살 가능성도 수사 부산에서 심야에 산책을 나선 여대생이 실종 8일 만인 12일 오후 해운대 신시가지 인근 공원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대생이 타살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부경대 2학년 문모(21)씨가 지난 4일 오후 11시50분쯤 주거지인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 신시가지 H아파트에서 산책하러 나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사건에 대해 공개수사를 시작한 12일 오후 아파트 인근 대천공원 저수지에서 숨진 문씨를 발견했다.
이 저수지는 문씨 집에서 1㎞쯤 떨어진 장산 등산로 진입로 부근에 있다. 문씨 시신은 119구조대 잠수요원에 의해 대천저수지 깊이 5m 바닥에서 발견됐다.
숨진 문씨는 외출 당시 차림인 검정 바지와 보라색 카디건을 입고 있었다. 또 검은색 캔버스운동화를 신고, 이어폰을 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오전 5시쯤 꺼진 스마트폰도 이날 오후 4시30분쯤 저수지 바닥에서 건져졌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문씨 시신의 부검 결과 익사로 판명됐다. 위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되는 등 생존 상태에서 물을 먹은 흔적이 나타났고,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익사 경위를 조사 중이다.
문씨는 지난 4일 밤 집을 나서기 30분 전 자택 인근에 있는 해운대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했다. 문씨의 어머니(47)는 지난 5일 오전 2시30분쯤 해운대경찰서 중동지구대를 찾아 딸이 귀가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위치추적을 통해 문씨가 좌동 해운대교육지원청 일대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문씨 휴대전화기는 5일 오전 2시30분쯤 해운대신시가지 해운대교육지원청 인근에서 꺼졌다가 다음날 오전 10∼오후 11시 누군가 전화를 걸어온 흔적이 발견됐다. 이어 지난 9일 낮 12시18분 해운대신시가지 좌동 1289의 2 일대에서 다시 켜진 흔적이 잡혀 휴대전화와 관련된 사용 내역을 파악하는 게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사항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문씨 실종 이후 매일 전·의경 등 100여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으나 행방을 찾지 못해 12일 수사전담반을 구성,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고 공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사인이 ‘익사’로 나왔지만 자살은 물론 타살, 실족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밀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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