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당첨번호 40번… 당첨 후 되레 불행해지기도 누적 판매 27조원, 1등 당첨자 3000명, 최다 당첨번호 40번….
12월2일로 발행 10주년을 맞는 로또복권에 얽힌 통계수치들이다. 어떤 이는 ‘인생역전’을 꿈꾸며, 어떤 이는 ‘일주일의 작은 기쁨’을 위해 로또복권을 산다. 숫자 6개를 전부 맞히는 1등 당첨확률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지만 ‘인생 대박’을 꿈꾸는 이들의 구입 열기는 여전하다.

2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에 따르면 2002년 12월 1회부터 지난 24일 521회까지 총 판매액은 26조9949억원이다. 성인 1명당 72만7821원꼴이다. 로또 발행 첫회 판매액은 36억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로또 열풍은 7∼9회 1등 당첨자가 없어 이월되면서 시작됐다. 10회차 땐 2600억원어치가 팔렸다. 2003년 4월엔 로또 역사상 최다 당첨금인 407억2295만원이 터졌다.
판매점마다 로또구매자들이 장사진을 쳐 ‘로또공화국’이란 지적이 나왔다. 상당수 1등 당첨자들이 서울 강남 최고급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이사간 데서 ‘로또팰리스’란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이 두 단어는 2003년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수록됐다. 계원들이 로또를 사 당첨금을 나눠갖는 ‘로또계’, 난이도가 들쑥날쑥한 대입수능에서 남보다 좋은 결과를 얻는 ‘로또수능’ 등이 있다.
과열 비난이 일자 정부는 이월횟수와 게임당 가격을 축소하는 규제안을 잇달아 내놨다. 한동안 인기가 시들하다 2009년부터 다시 광풍이 일었다. 1인당 복권 구입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6만1526원으로 전년보다 늘기 시작해 작년 7만1659원으로 확대됐다. 경기가 어려울 때 복권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입증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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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명당’으로 알려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스파편의점에서 시민들이 26일 로또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로또복권은 오는 12월2일로 발행 10년을 맞는다. 이재문 기자 |
1등 당첨자는 모두 2956명이다. 복권을 살 수 있는 만 19세 이상 인구(올해 기준 3972만8000여명)의 0.007%에 불과하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힘든 수치다.
2003년 4월 강원 춘천시의 한 가판대에서 복권을 산 경찰관이 가장 많은 당첨금을 받았다. 그는 당첨금 407억2295만원 중 30여억원을 기부하고 장학회를 설립했다.
후유증도 작지 않았다. 지난 7월 40대 로또 1등 당첨자는 목욕탕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주식과 사업에 투자했다가 5년 만에 당첨금 18억원을 모두 날렸다. 앞서 2010년 로또 1등에 당첨돼 15억여원을 받은 50대 남성이 지난해 5월 손위 동서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그는 가해자인 동서에게 4000만원을 빌려준 뒤 받지 못했다. 재산 분할 문제로 이혼 절차를 밟던 아내와 자식 2명과는 별거하는 등 당첨 이후 가정불화를 겪었다.
◆복권으로 나눔의 한 주를!
지난해 기준 복권사업 순수익금은 자그마치 1조2286억원이다. 이런 수익금은 복권위원회가 관리하는 복권기금으로 귀속돼 다양한 공익활동에 쓰인다. 지금까지 로또복권기금 조성액은 11조606억원이다. 올해 서민주거안정사업(4880억원)과 소외계층 지원사업(2804억원) 등 33개 사업에 모두 8433억원이 배정됐다.
나눔로또의 한 관계자는 “복권기금은 소외계층 복지증진을 위한 공익사업에 쓰이니 나눔의 마음으로, 일주일간의 재미로 복권을 구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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