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최근 영화 ‘반창꼬’ 제작자와 정기훈 감독에게 이 같은 요청을 담은 글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 글에서 “‘반창꼬’란 영화 제목이 맞춤법을 어기는 것임을 알면서 일부러 그렇게 정했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실망했다”면서 “어쩌다가 많이 배웠다는 예술인들까지 제 이익만 생각하고 공익이나 국법을 거리낌 없이 저버리게 되었나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한글학회 선열들은 일제강점기 때 한글 맞춤법과 표준말을 제정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다가 왜놈들에게 끌려가 옥살이를 했다”면서 “그와 같은 항쟁의 결실로 광복 뒤 우리 말글로 교육도 하고 공문서도 쓰게 되어 오늘날 자주문화를 꽃피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나 어린 학생들이 ‘반창꼬’란 말을 표준말로 생각하거나 저마다 그렇게 말법을 어기면 어찌 될까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면서 “영화 상영에 앞서 ‘반창꼬’란 말이 표준말이 아니니 혼동하지 말도록 주의할 글을 자막으로 알려 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영화배급사인 뉴(NEW)는 “‘반창꼬’는 영화적 해석에 의한 표기”이라면서 영화가 이미 개봉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안내 문구를 영화에 넣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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