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평창 청옥산… 순백의 파노라마 말을 잃다

입력 : 2012-12-31 18:09:02 수정 : 2012-12-31 18:09: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돔담댐에 눈이 오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겨울 눈 놀이의 백미는 설산을 걷는 ‘눈꽃 트레킹’이 아닐까 싶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을 걷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눈꽃이 곱게 핀 등산로에서 느끼는 묘미는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강원도 평창에는 눈꽃 트레킹 명소도 여럿이다. 선자령(1157m)과 계방산(1577m)은 익히 알려진 곳이고, 요즘은 청옥산(1256m)에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눈과 얼음이 빚은 풍광은 호수에서 즐겨도 좋다. 평창의 도암댐 주변은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빼어난 겨울 풍경을 자랑한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도암호 주변은 한 폭의 수묵화다. 산은 하얗게 채색되어 있고, 나무가 늘어선 능선만 짙은 녹색으로 남아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청옥산 육백마지기 눈꽃 트레킹


평창의 남쪽인 미탄면에 자리한 청옥산은 청옥이라는 산채가 자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나물과 야생화가 많기로 유명한 청옥산은 춘궁기 산나물을 뜯어 연명하던 산골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노래인 ‘평창아리랑’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청옥산 정상 부근의 평탄한 지형은 600말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 해서 ‘육백마지기’라고 부른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1마지기가 논 200평을 말하니 12만평(40만㎡)쯤 되는 면적이다.

청옥산 정상은 1950년대까지 화전민들의 땅이었으나, 60년대 들어 이곳에 평탄하고 너른 땅이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정부에서 밭농사를 권장했다고 한다. 배추농사는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게 이 주변 마을 주민들의 설명이다. 고원인 육백마지기에서는 연 1회 배추농사를 짓는다. 육백마지기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놓여 있으나, 겨울철에는 눈이 쌓여 차량통행이 불가능하다.

육백마지기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급경사 구간이 거의 없다. 눈이 쌓이기 전 차가 다녔던 임도를 따라 걷는다.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들리고 사위는 고요하다. 칼바람이 몰아치지만,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구름이 몰려와 파란 하늘을 가리자 온 천지가 순백의 세상이다. 어느덧 임도가 끊어지고 눈밭 아래로 얼어붙은 배추가 보이기 시작한다. 육백마지기 초입에 들어선 것이다. 정상까지는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진다. 대종교의 삼신제단을 지나니 저 앞에 최고의 전망대인 헬기장이 보인다.

평창에서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는 발왕산(1458m) 아래 자리한 도암호 주변도 좋다. 얼어붙은 호수 주변의 산은 설탕을 뿌린 듯이 하얀 점으로 촘촘히 채색돼 있다. 나무가 늘어선 산 능선만 짙은 녹색으로 남아,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평창의 또 다른 겨울 진경은 황태덕장이다. 황태 생산이 가장 많은 곳은 인제군 용대리이지만, 대관령 자락에도 한겨울이면 곳곳에 덕장이 설치되고 명태가 내걸린다.

#얼음 위에서 즐기는 평창 송어 축제

송어도 평창의 별미다. 한국에서 송어를 처음 양식한 곳이 평창이다.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서는 22일 시작한 제6회 송어축제가 내년 2월3일까지 계속된다.

회귀성 어류인 송어는 붉은색 속살이 소나무 마디와 같아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도 있고, 몸에서 소나무 향기가 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축제장의 송어는 얼음낚시·맨손잡기·텐트낚시를 통해 손에 넣을 수 있다. 얼음 속에서 건져 올린 송어는 축제장 내에서 굽거나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다. 축제장에는 눈썰매·전통썰매·스노 래프팅·범퍼카·전동바이크·스케이트·얼음자전거 등 10여개의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평창=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 여행정보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탄다. 송어축제가 열리는 진부면으로 가려면 진부나들목에서 나오고, 삼양대관령목장이 있는 대관령면으로 가려면 횡계나들목에서 나오는 게 좋다. 평창에는 용평리조트(www.yongpyong.co.kr/1588-0009) 등 대형 스키리조트가 여럿이다. 대관령면의 황태회관(335-5795)은 황태국으로 유명하다.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를 잘하는 대관령면의 납작식당(335-5477)은 40년 역사를 자랑한다. 대관령한우타운(332-0001)·평창한우마을(334-9777)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를 맛볼 수 있다. 눈꽃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미끄럼 방지용 아이젠과 등산화가 젖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치를 착용해야 한다. 송어축제(www.festival700.or.kr/336-4000)의 낚시 프로그램은 1만3000∼2만원. 삼양대관령목장(335-5044) 입장료는 8000원. 평창군청 관광경제과 330-2399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임지연 '러블리 미모'
  • 김민주 '청순미 폭발'
  • 김희애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