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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외국인들 하루 21명 꼴 창성·창본
작년 귀화 10명 중 7명 본명 버려
성은 金씨 본관 한양 가장 선호
지난해 하루 21명꼴로 귀화 외국인이 ‘창성·창본’한 것으로 집계됐다. 창성·창본이란 성씨와 본관을 새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족보의 시작인 ‘시조’가 매일 21명씩 탄생했다는 의미다. 귀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성씨는 김씨로, 매일 5명의 김가(家)가 새로 생겨났다. 가장 선호하는 본관은 ‘한양’으로 파악됐다.

9일 대법원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국적 취득자 창성·창본’을 신청해 한국식 성씨와 본관을 획득한 귀화 외국인은 총 7623명이었다. 지난해 귀화 외국인 1만541명 가운데 72%가 본명을 버리고 한국에서 새로운 성씨와 본관을 얻은 것이다.

외국인 창성·창본은 2009년 5895명에서 2010년 7038명, 2011년 7770명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2월까지 1252명이 새로운 성씨와 본관을 부여받았다.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창성·창본을 통해 가장 많이 생겨난 성씨는 김씨로, 1893명이 김씨 성의 이름을 얻었다. 이씨(1425명)와 박씨(470명), 장씨(264명)가 그 뒤를 이었다. 본관은 한양(1000명), 김해(370명), 안산(302명) 순으로 많았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외국인 창성·창본은 내국인과 달리 절차가 비교적 수월하며 본관 결정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관례를 따르되 가급적 기존 성씨와 겹치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서울의 경우 ‘한양’을 본관으로 정하지만 조씨는 ‘한양 조씨’와 겹치지 않게 ‘한성 조씨’로 정하는 식이다.

외국인 창성·창본의 폭증은 귀화 외국인이 2009년 2만5044명에서 2011년 1만6090명으로 급감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귀화 외국인이 본명을 유지한 채 한국 생활을 하기가 갈수록 팍팍해진 탓에 생존과 적응을 위해 한국식 이름을 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름을 바꾸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한국식 성을 택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한국 생활을 하기가 그만큼 수월치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공존의 차규근 변호사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상 주류사회인 한국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 창성·창본하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배타적인 민족성을 의식해 이름에 따른 불필요한 차별도 피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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