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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능력 알려면 FIP 따져봐라?

입력 : 2013-07-15 21:52:19 수정 : 2013-07-15 21: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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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야수 수비력 배제하고
피홈런·삼진 등만 수치로
맞혀잡는 투수엔 불리 맹점
야구에서 투수의 능력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지표는 투수가 내준 자책점을 9이닝으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평균자책점이다. 평균자책 2점대 투수는 특급, 4∼5점대는 그저 그런 투수로 평가한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투수 개인의 능력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지표는 결코 아니다. 평균자책점에는 투수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운이나 수비력 등을 들 수 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기도 하고,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둔갑한다. 또한 동료 야수의 수비력에 따라 안타성 타구가 잡히기도 하고 충분히 범타로 처리할 수 있는 타구가 안타로 연결될 때도 있다. 

이러한 운과 야수들의 수비력을 배제하고 오로지 투수 개인의 능력만을 따지기 위해 등장한 통계가 바로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이라 불리는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다. 저명한 야구통계학자 통 탱고가 고안한 지표인 FIP는 투수의 손에서 공을 떠난 이후의 상황은 투수에게 일절 책임을 묻지 않는다. 단지 투수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피홈런, 삼진, 볼넷, 몸맞는 공만을 놓고 평균자책점과 비슷한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FIP의 수식을 참고하면 피홈런은 투수의 FIP에 가장 나쁜 영향을 준다. 볼넷과 사구 허용 역시 투수에게 불리하다. 대신 탈삼진이 많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FIP에는 유리하다.

15일 현재 올 시즌 프로야구 평균자책점 1위는 KIA의 양현종(2.30)이다. 그러나 양현종의 FIP는 3.78로 리그 16위에 불과하다. 즉 양현종은 동료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잘 받았고, 유난히 운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 중 평균자책점 꼴찌(6.08)인 한화 이브랜드의 FIP는 3.48로 양현종보다 좋다. 이브랜드는 한화 수비진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데다 지지리 복도 없는 셈이다. FIP 1위는 LG의 우규민(2.87)이다. 우규민은 피홈런(2개)과 볼넷(16개)이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중 가장 적다. 이 덕분에 FIP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FIP에도 맹점은 있다. 어떤 투수도 모든 아웃 카운트를 삼진으로 채우지는 못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투수에게 수비 도움은 필수다. 수비력 배제에 치우치다보니 한 경기 총 아웃 카운트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삼진을 과대 평가하게 된 것이다. 즉 맞혀잡는 유형의 투수에게는 불리한 지표인 셈이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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