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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英여왕과 마차 동승 ‘파격 의전’

입력 : 2013-11-05 19:46:12 수정 : 2013-11-06 0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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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고품격 ‘국빈 환영식’ 5일(현지시간) 낮 12시10분 영국 런던 버킹엄궁 인근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환영식이 시작됐다. 대영제국 왕실의 위엄과 품격, 화려함을 드러낸 격조 높은 장면이 10분간 연출됐다. 영국 왕실이 박 대통령에게 세계 최고의 예우를 선보인 것이다.

◆고품격 의전으로 최고 예우

박 대통령은 숙소인 힐튼호텔로 찾아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측 인사의 안내를 받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와 자동차에 동승해 호스가즈 광장으로 이동했다. 남색 코트와 회색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이 사열대 정면의 아치형 문을 승용차로 통과해 환영식 행사장에 도착한 후 분홍색 코트와 분홍색 모자를 착용한 엘리자베스 여왕과 검은색 코트를 입은 요크 공작의 영접을 받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 등 주요 각료와도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이때 행사장 근처의 그린파크와 런던타워에서는 국빈 방문을 축하하는 예포 41발이 발사됐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호스가즈 광장에서 버킹엄궁까지 1.6㎞에 이르는 마차행진이었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영국의 위엄이 고품격 의전으로 표현됐다.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와 요크 공작의 안내로 왕실근위대 사열에 들어갔다. 사열 후 엘리자베스 여왕 내외와 백마 6마리가 끄는 1호 황금마차에 탑승했다. 박 대통령이 미혼인 점을 감안해 여왕 내외와 함께 동승할 수 있도록 영국 측이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차에 탑승한 박 대통령은 국빈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한 데 감사를 표하고 최근 왕증세손 조지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영국 왕실의 지속적인 번영을 기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왕실근위대의 사열을 마친 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내외와 함께 백마 6마리가 끄는 1호 황금마차에 탑승해 즐겁게 얘기를 나누며 버킹엄궁까지 이동하고 있다.
런던=이제원 기자
마차 행렬은 기마대 호위를 받으며 10여분에 걸쳐 더 몰과 퀸스 가든, 버킹엄궁 중앙문을 통과해 여왕 주최 오찬행사가 열리는 대현관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바스 대십자 훈장’을 받은 뒤 왕실 소장품을 관람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각각 1994년 4월, 2004년 12월 방문때 이 훈장을 받은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오찬 후 영국 국방부 옆 임뱅크먼트에서 열리는 영국 최초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을 위한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어 한복 차림으로 만찬에 참석해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박 대통령은 만찬에서 영어로 연설을 했다. 버킹엄궁 연회장에서 성대하게 펼쳐진 국빈 만찬에 영국 왕실은 초청자 선정에서부터 메뉴와 식기 사용에 이르기까지 온 정성을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 대통령은 공식 만찬 후 버킹엄궁에서 숙박했다.

◆英 국빈방문 철저 품질관리

국제 외교무대에서 의전의 최정상으로 치는 ‘국빈 방문(State Visit)’ 중 영국 왕실이 초청하는 국빈 방문은 그 격식과 화려함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영국 왕실은 외국 정상을 초청해 ‘특별 대접’을 함으로써 영국 왕실의 위엄을 알리는 동시에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담당했다.

영국 국빈 방문에는 권위가 있다. 영국 왕실은 국빈 방문을 연 1, 2회로 제한한다. 영국 왕실이 정부와 상의해 초대할 세계 정상을 결정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며 관리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박 대통령이 10년도 안 돼 엘리자베스 2세의 초대를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이 아시아의 대표적 여성 지도자이고 한국이 잠재력을 갖춘 국가라는 점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는 “이번 국빈 방문은 양국이 정치·경제는 물론 과학·기술 연구 및 교육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사안이 무궁무진하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런던=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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