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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같은 골목… 위트 넘치는 벽화 가득

입력 : 2013-11-21 22:16:06 수정 : 2013-11-21 22: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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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탐방하는 호주 멜버른 시내 명소 그레이트 오션 로드 여행은 멜버른에서 시작된다. 호주 동남부에 자리한 빅토리아주의 주도인 멜버른은 영국의 리서치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매년 세계 140개 도시의 생활여건을 비교 분석해 발표하는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에서 2011년부터 내리 3년 1위를 차지했다. 길지 않은 시간을 머물며 주마간산으로 도시를 훑어보게 되는 관광객들도 금세 이 조사 결과에 수긍을 하지 않을까 싶다. 초현대식 마천루와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이 공존하는 이 도시의 첫 인상은 아름답고 쾌적하며 조용하다. 시드니 다음으로 큰 도시인 멜버른은 연방수도가 캔버라로 옮겨가기 전까지 1901년부터 27년 동안 호주의 수도이기도 했다.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은 멜버른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이정표로 삼는 곳이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이 고풍스러운 건물은 1854년 세워진 호주 최초의 기차역이다. 이 주변에 멜버른의 명소가 몰려 있다. 건너편 페더레이션 광장은 일년 내내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만남의 광장이다. 그 옆에는 19세기에 세워진 세인트 폴 성당이 고딕첨탑을 뽐내며 서 있다.

호주에서 극장·갤러리·박물관·공연장이 가장 많아 ‘문화예술의 도시’로 불리는 멜버른에는 아름답고 멋진 건축물도 즐비하다. 아트센터, 국립미술관, 멜버른 박물관, 호주 영상박물관, 멜버른 방문자 센터 등은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멜버른 시티투어에서 남반구 최고층 빌딩인 유레카스카이덱도 빼놓을 수 없겠다. 지상 300m 높이의 88층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으로 멜버른 시내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멀리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끝에는 투명유리로 바닥을 댄 튜브가 설치돼 있다. 튜브에 몸을 실으면 빌딩 밖으로 나가 한동안 서 있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감흥을 맛보게 된다.

‘퀸 빅토리아 마켓’은 1869년 세워진 멜버른의 전통시장. 청과물과 육류, 옷가지, 기념품을 파는 1000여개의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 시장의 미로 같은 골목을 돌아다니며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투어 상품이 개발돼 있다. 해가 진 후에는 멜버른 시내를 관통하는 야라강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야라강 북쪽은 고색창연한 건물로 채워져 있고, 남쪽은 현대식 빌딩이 들어서 있다. 야라강의 야경은 멜버른 시내를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멜버른의 골목길 탐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그래피티(거리 낙서)로 유명한 호지어 레인이다. 드라마 촬영지였던 이곳을 한국 사람들은 ‘미사골목’이라고도 부른다.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에서 출발하면 이 같은 시내 명소들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겨울을 보내고 여름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이즈음 멜버른은 도보여행의 적기다.

요즘 멜버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 테마 중 하나는 골목길 도보 탐방이다. 큰 거리와 거리 사이를 연결하는 골목길 중에는 멜버른의 도시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특색있는 공간이 적지 않다. 멜버른 시내에는 180개가 넘는 골목길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유명한 골목은 대부분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연결된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인 ‘호지어 레인’은 그래피티(길거리 낙서)로 유명한 곳이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일명 ‘미사 골목’으로 불리는 곳으로, 알록달록한 색상의 위트 넘치는 벽화로 가득하다. 어떻게 보면 뒷골목 하급문화에 불과한 낙서도 스토리텔링만 잘하면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다.

‘페닌슐라 핫스프링스’의 힐톱 온천탕에서는 사방으로 모닝턴 반도 일대를 내려다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는 길이 200m쯤 되는 골목 안에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이 빼곡하게 들어 서 있다. 컵케이크, 스프, 와플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이곳의 디그레이브스 에스프레소 바는 멜버른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전문점으로, 커피 애호가라면 꼭 들르는 곳으로 뽑힌다.

1869년 개통한 로열아케이드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케이드 중 하나이며, 블록 아케이드는 높은 돔 천장과 모자이크 바닥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바로 그 옆 코즈웨이는 먹자골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리틀 콜린스 스트리트는 호주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를 배출한 거리로 세련미 넘치는 매장이 즐비하다.

멜버른 시내를 관통하는 야라강 주변 야경.
멜버른 근교에도 그레이트오션로드를 비롯한 매력적인 여행지가 여럿이다. 멜버른 남쪽에 자리한 모닝턴 페닌슐라는 유럽 이민자들의 초기 정착지로, 바다 풍경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애슈콤 메이즈 & 라벤더 가든’은 라벤더와 장미로 꾸며진 영국식 정원. 라벤더 향기 가득한 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실 수 있으며 미로 체험도 할 수 있다. 모닝턴 반도는 유명한 와인 산지이기도 하다. ‘레드힐 와이너리’는 해안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아 경관이 빼어나다.

모닝턴반도의 ‘페닌슐라 핫스프링스’는 호주에 흔치 않은 온천이다. 울창한 숲 속에 37∼42도에 이르는 온천수가 솟아오르는 10여개의 노천탕이 꾸며져 있다. 산 정상의 힐톱 온천탕은 모닝턴 반도 전경을 360도 둘러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온천수로 몸을 덥힌 후 난간에 걸터앉아 모닝턴 반도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해진다.

멜버른=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현재 한국에서 멜버른까지 직항은 없으며, 캐세이퍼시픽 항공(www.cathaypacific.com/kr·02-311-2700)이 인천∼홍콩∼멜버른 노선을 운항한다. 홍콩에서 멜버른까지 9시간이 소요된다. 멜버른에서 각각 하루 일정으로 그레이크 오션 로드나 모닝턴 페닌슐라를 다녀올 수 있다. 펭귄·물개 등을 만날 수 있는 필립 아일랜드, 19세기 골드러시 시대 마을을 재현한 소버린 힐, 100년 전 증기기관차로 여행하는 퍼핑 빌리 등도 멜버른 근교의 명소다. 아벨라 여행사(www.abellatravel.com) 등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 (02)752-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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