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베트남전에 첫 등장…노후화로 신형 36대 도입 결정 TV에서 가끔 육군의 군사훈련 장면을 보여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무기가 있다. 길고 날렵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화력으로 적 전차와 참호를 제압하는 이 무기는 AH-1S ‘코브라’(Cobra) 공격헬기다.
코브라는 베트남전의 교훈에서 탄생한 헬기다. 베트남의 울창한 정글에 직면한 미군은 헬기가 병력과 물자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옮기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미군은 UH-1, CH-47 같은 수송헬기들을 개발해 베트남에 대거 투입한다.
미군 수송헬기가 베트남 상공을 자유로이 돌아다니자 베트콩과 월맹군은 소련제 대공화기와 부비트랩으로 맞섰다. 이로 인해 수송헬기의 피해가 급증하자 미군은 적에게 강력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공격헬기 개발에 나서는데 그래서 태어난 게 바로 ‘AH-1G 코브라’ 헬기다.
처음에는 기관포와 로켓만 사용했지만 1974년 등장한 AH-1Q는 토(Tow)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해 전차 공격 능력을 갖추었다. 이후 엔진을 교체하고 빛이 반사돼 적에게 발견되는 것을 막고자 조종석 유리를 평면으로 바꾼 S형, 야간작전 능력을 높인 F형, 미 해병대용인 W·Z형 등 다양한 버전이 개발됐다.
한국전쟁 초기 북한 전차부대에 유린됐던 한국군은 1970년대 중반 미 해병대용인 AH-1J 6대를 도입했다. 이후 1988년 AH-1S 70여대를 추가로 들여온다. AH-1J는 오래전에 퇴역해 안보 전시물로 쓰이지만 AH-1S는 야간 작전 능력을 향상시킨 F형으로 개량돼 지금도 사용 중이다.
AH-1S는 1980년대 후반 이래 북한 기갑전력과 특수부대 위협을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된 지 3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가 심해졌고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품 문제는 지난 10월 24일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코브라 헬기는 2001년 미 육군에서 퇴역해 2002년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가 종료됐다. 이에 따라 수리부속 제작업체가 생산을 중단해 178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됐다. 군 당국은 10년분 수리부속의 일괄 구매를 추진했으나 부품의 80%만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육군은 AH-1S의 실제 비행시간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군 당국은 지난 4월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소형무장헬기(LAH)를 국내 개발해 육군 공격헬기 전력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소형공격헬기 사업은 2022년까지 1조6500억원을 투자해 민수헬기 개발과 연계하여 국산 공격헬기를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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