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링함. 사진=위키피디아 |
적이 발사한 대함미사일로부터 함대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데어링함은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의 교훈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1982년 5월 4일 포클랜드에서 작전중인 영국 함대는 아르헨티나 공군 전투기가 발사한 엑조세 미사일을 포착했다. 하지만 이를 요격하지 못해 구축함 셰필드가 피격, 격침됐다.
당시 영국 해군의 최신형 구축함이었던 셰필드의 침몰로 영국 해군은 함대를 지켜줄 새로운 방공 구축함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에 따라 프랑스, 이탈리아와 공동개발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돼 독자적으로 개발에 나섰는데, 그 결과로 2006년 탄생한 것이 바로 데어링함이다.
데어링함은 포클랜드 전쟁의 교훈을 철저히 반영했다. 레이더 반사율을 줄이는 경사설계와 함께 대부분의 장비를 함내에 수납하는 등 철저한 스텔스화를 추구해 대함미사일 위협에 대비했다.
영국 BAE 시스템즈가 개발한 샘슨(SAMPSON) 레이더는 데어링함의 '눈' 역할을 하는 장비다. 우리나라의 세종대왕함에 장착된 SPY-1D 레이더처럼 250km 내의 표적을 감시, 추적한다. 다만 세종대왕함과는 달리 함정의 가장 높은 곳인 마스트 위에 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덕분에 데어링함은 다른 함정들보다 적 대함미사일을 더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 탐지된 대함미사일은 시 바이퍼 대공미사일로 요격한다.
데어링함은 최대 29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60명의 병력이 탑승한다. 유사시 민간인 700명을 태워 안전지역으로 피신시키는 역할도 가능하다.
영국은 데어링함과 같은 구축함을 6척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30년간 주력 함정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5일 부산에 입항한 데어링함은 8일 출항해 남해에서 한국, 미국 함정들과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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