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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DIZ' 한발 물러선 바이든… 'KADIZ' 손들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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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05 20:04:39 수정 : 2013-12-05 23: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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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朴대통령 예방· 정홍원 총리와 면담 정부가 방한한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 이후로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안 확정을 미룬 것은 일종의 명분 쌓기 차원으로 보인다.

당사국인 미국과 일본, 중국을 상대로 최대한 설득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한 중국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일본, 중국을 거쳐 5일 오후 이번 동북아 순방의 마지막 기착지인 서울에 도착하는 바이든 부통령은 동북아 안보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방공식별구역 현안에서 우리 정부와는 다른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했을 때만 해도 B-52 전략 폭격기를 출동시키는 등 강경대응 기조를 보였던 미국은 바이든 순방을 통해 ‘갈등 중재’ 쪽으로 선회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정부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국의 지지를 얻어 우리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선포하는 것이지만 자칫 미국의 지지 없이 한국만의 ‘단독 플레이’가 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미·중 양국은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든 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서 방공식별구역에 대해 서로의 기본 입장을 전달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산 공군기지 도착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맨 왼쪽)이 5일 오후 전용기편으로 경기도 평택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바이든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우리 정부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방안에 대한 미국 측의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평택=연합뉴스
바이든을 수행한 미 고위 당국자는 회동 결과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은 CADIZ를 인정하지 않으며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는 뜻을 전했으며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 항공기에 CADIZ를 준수토록 강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이 당국자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은 CADIZ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철회까지는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사실상 CADIZ를 무력화시키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앞서 3일 방공식별구역과 관련, 미·일 공동전선을 통해 대(對)중 압박 수위를 높이기를 원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중·일 간 위기관리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김을 빼놓은 바 있다.

미국의 이런 입장은 방공식별구역 문제가 동북아의 안정을 해치는 갈등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 바탕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우리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한국의 KADIZ 확대 추진과 관련, “좀 더 내용을 검토한 후에 앞으로 잠재적 방공식별구역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렇지만 정부로서는 이어도 상공과 홍도·마라도 인근 상공을 포함할 수 있도록 KADIZ를 확대하는 것 말고는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예상되는 중국과 일본의 반발도 감수하겠다는 강경한 분위기다. 정부는 KADIZ 확대안 확정 직전에 이뤄질 바이든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런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부통령 방한 기회에 양국 간 주요 현안과 관심사안, 북한 관련 사안, 국제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며 “KADIZ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의 바이든 부통령) 면담 이후 적절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진 기자, 워싱턴·베이징=박희준·신동주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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