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만 12억5000만원 투입
市 “분진청소차 활용 늘릴 것” 지난 5일 서울지역에 최초로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서울시는 수차례 물청소차를 운행했다. 그러나 물청소차 운행이 아스팔트 도로의 수명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제거 효과도 미미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서울 모 자치구 공무원 A씨는 “예산 부족으로 아스팔트 도로 유지보수가 미흡해지는 가운데 물청소차가 운행되면서 도로 수명 단축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감소 효과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시절이던 2007년 당시 시는 ‘클린서울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물청소를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당시 업무보고에는 ‘모든 도로에 1일 2회로 작업 횟수 증대’, ‘시민은 흠뻑 젖은 도로를 보며 마치 비가 온 듯 착각할 정도의 획기적인 물청소 실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시는 “아스팔트 도로의 미세한 균열 사이로 물이 스며든 뒤 차량 충격이 더해져 포트홀이 생긴다”며 지난달 ‘아스팔트 10계명’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시와 자치구에는 물청소와 관련된 공무원은 물론 아스팔트 작업과 관련된 업계 등으로부터 물청소로 인해 아스팔트 수명이 단축된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조윤호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제대로 시공되고 유지보수가 잘되는 아스팔트 도로라면 물청소로 인한 영향이 극히 미미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노후화한 곳이라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 물청소로 인한 미세먼지 제거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씨는 “배수구 간격이 좁은 편인 큰 도로는 문제가 없지만 간격이 수십 m에 이르는 도로에서는 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있다가 마르는 정도”라며 “학교 운동장이나 보도처럼 먼지가 직접 발생하는 곳에 시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에 뿌린 물이 잘 빠지지 않을 경우 흙탕물이 차에 튄다는 민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시각적 효과에만 골몰하다 보니 물청소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도로 물청소차를 운행 중인 이모씨는 “시에서 물청소 담당자들을 모아놓고 워크숍도 하는데 특별히 미세먼지 제거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온이 영상 5도 이하로 내려갈 경우에 물청소 작업을 금지하는 등 겨울에 작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초미세먼지주의보 발령으로 인해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했다”며 “물청소차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분진청소차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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