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혐의 30대, 경찰 DNA분석에 2년 전 살인사건 덜미

홀로 사는 노인의 돈을 뺏어 달아난 혐의로 조사받던 30대가 경찰의 DNA분석으로 과거 범행 사실까지 들통 났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70대 할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석모(35)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석씨는 지난해 11월9일 오전 6시쯤 충남 아산시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혼자 살던 할머니를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6만원을 뺏어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경찰은 석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범행수법이 재작년 발생한 살인사건과 비슷한 것을 알아챘다.

앞선 2012년 2월, 충남 아산시 용화동에서 홀로 살던 윤모(71)할머니가 실종된 사건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윤할머니의 시신을 집에서 2.5km 떨어진 한 낚시터 정화조에서 발견,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한 달 뒤, 사건 현장에서 5km가량 떨어진 다리 밑에 윤할머니의 옷가지를 태운 흔적과 슬리퍼가 놓인 것 등을 확인하고, 국과수에 DNA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분석결과와 일치하는 인물이 없어 범인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석씨의 DNA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2년 전 발생한 사건에서 채취한 DNA와 석씨의 것이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석씨도 분석결과를 내놓은 경찰 앞에서 결국 고개를 떨궜다.

석씨는 경찰에서 “돈이 필요해 할머니의 집에 들어갔다가 신고한다는 말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씨의 범행수법으로 미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