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에서 황금박쥐(학명 붉은 박쥐·천연기념물 452호)<사진>의 집단 서식이 8년째 확인됐다.
2일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총괄과에 따르면 ‘멸종위기 야생 생물 전국 분포조사’의 하나로 지난달 22일 진천군 진천읍 금암리의 폐금광 동굴을 확인한 결과, 황금박쥐 42마리가 동면하는 것을 발견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금박쥐가 진천에서 발견된 것은 2007년 1월이다.
당시 마을 주민이 이 동굴에서 오렌지 색을 띤 박쥐를 발견해 진천군에 신고했고, 한국자연환경연구소 최병진 박사팀이 생태조사를 해 39마리의 황금박쥐 서식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후 매년 30여 마리가 동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2마리, 38마리가 발견돼 이곳이 황금박쥐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멸종위기 야생 생물 전국 분포조사’를 담당한 김선숙 박사는 주민에 의해 발견되기 전인 1998년부터 이 동굴에서 황금박쥐의 서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굴은 겨울에도 내부 온도가 섭씨 12∼13도로 유지되고, 습도가 90%를 보이는 등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어 황금박쥐가 계속 동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황금박쥐가 발견된 이후 마을 주민이 자발적으로 동굴을 폐쇄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보호활동을 펼쳐 서식지 훼손을 막은 것이 효과를 거뒀다.
황금박쥐는 일반적으로 10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동굴에서 동면한다.
동면하지않는 시기에는 동굴 인근 숲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박사는 “황금박쥐의 일정한 개체군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흔치 않다”며 “주민들의 동굴관리도 모범적이고 내부 온도, 습도 등이 황금박쥐 서식의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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