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위축 따른 분위기 반전 의도 “정치적 수사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이 없고 성과도 없는 것이 어젠다(의제) 정치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14일 최고위원회의 발언이다. 안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준비위원회·국민대통합위원회·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구성 등을 ‘어젠다 정치’로 규정하며 정면 비판했다. 안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로 ‘약속지키기 세력 대 거짓말 세력’ 구도를 잃은 가운데 새로운 대여 전선 소재를 찾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가운데 개혁 공천 등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6·4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의 민생 실정을 평가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안 대표가 늘 강조하고 생각온 걸 말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본적인 스타일 자체가 후속작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거들었다. 분위기 쇄신용이기는 하지만 안 대표의 평소 리더십 스타일이 반영된 메시지라는 얘기다.
그러나 안 대표 역시 ‘새 정치’ 구호를 내세운 점에서 어젠다 정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최창렬 교수는 “사실 안 대표만큼 어젠다를 많이 제시한 사람도 없다”며 “새 정치만큼 큰 어젠다가 어딨냐”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문병호 의원이 임명됐다. 문 의원의 업무 태도를 눈여겨본 안 대표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