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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대응 부실' 진도 VTS 교신내용·편집 삭제 의혹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27 19:12:16 수정 : 2014-04-28 10: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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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수사본부가 해경의 초동 대처 부실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사고 초기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컸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교신했던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교신 내용 파일을 일부 삭제 또는 편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수사본부, 해경 수사에 정조준

수사본부는 선원들의 구속수사가 마무리되자 해경의 초기 대응 부실로 수사의 방향을 전환했다. 수사본부는 27일 진도VTS와 제주VTS를 차례로 압수수색한 데 이어 늑장 대응 논란을 일으킨 목포해경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상황실 등에서 근무 일지 등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목포해경은 최초 신고 학생에게 일반인으로서는 알기 힘든 위도와 경도 등을 물어 구조 작업에 나서기까지 시간을 허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수사본부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해경이 매뉴얼대로 신고를 접수했는지 여부와 시간대별 조치 내용을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세월호 선장 이준석(68)씨 등 핵심 선원 3명이 27일 오후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아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연합뉴스
진도 VTS는 사고 발생 이후 세월호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드는 등 사고 징후가 포착됐는데도 인지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아왔다. 사고 당시 세월호와 교신한 제주 VTS가 사고 사실을 알려주기 전까지 18분간 진도 VTS는 침몰 소식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점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수사본부는 이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수사 초기에 해경의 도움을 받으며 수사를 진행해 해경 수사에 한계를 보였다. 26일 선원들에 대한 수사가 15명 전원 구속으로 마무리되면서 수사의 칼날은 해경을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해경을 떼어내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사본부는 해경의 업무 소홀 정황이 드러나면 관련 직원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예정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수사와 관련한 증거를 압수하는 데 이용된 종이상자가 27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 꾸려진 검경합동수사본부 앞에 쌓여 있다.
목포=연합뉴스
◆진도 VTS는 부실 덩어리


진도 VTS는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난이 일자 사고 발생 나흘 만인 지난 20일 세월호와 진도 VTS사이에 나눴던 교신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 6분부터 38분까지 32분간 세월호와 11차례 교신한 내용이 들어 있다. 수사본부는 26일 압수수색을 통해 교신 내용을 녹음한 원본 파일을 확보해 대검 디지털분석팀에 분석작업을 의뢰했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파일 일부가 삭제되거나 편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도 VTS가 사용한 사고 당시 사용한 관제채널은 VHF 12번으로 이 채널의 경우 FM주파수와 동일해 비교적 깨끗하게 들린다는 게 관제사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실제 공개된 음성 파일을 보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교신 상태가 불량하다는 것이다.

현직 한 관제사는 “녹음한 교신 내용을 들어보니 거의 잡음 수준이었다”며 “아무리 주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잡음이 많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소장도 진도VTS의 교신내용이 의도적으로 편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배 소장은 “교신하지 않았을 때는 고유의 잡음이 들려야 하는데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고 묵음 상태가 보인다”며 “이걸 고의적으로 했다면 편집 삭제구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본부 총괄책임자인 이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녹음 파일의 원본을 확보한 만큼 진위 여부를 가리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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