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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분당·판교신도시

입력 : 2014-05-07 08:25:45 수정 : 2014-05-07 10: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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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아파트 2억원 하락하는 동안 소형 1500만원 ↑
판교 입주한 소형 아파트 대부분 임대…분당으로 수요자 이탈

경기 성남시에는 두 개의 신도시가 있다. 하나는 90년대 초반 입주한 1기 신도시인 분당이고 나머지 하나는 최근 개발된 2기 신도시인 판교다. 두 신도시 모두 성공리에 개발이 진행되며 선호하는 주거지역 중 하나로 손 꼽히고 있고 서울의 인구분담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게 그 역할을 수행해 내고 있다.

두 개의 신도시는 약 20년이라는 격차를 두고 개발됐다. 선(先)개발된 분당의 주택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을 때 판교가 후(後)개발된 만큼 ‘제 2의 분당’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볼 수가 있었다. 과연 판교신도시는 ‘제 2의 분당’ 됐을까. 분당신도시는 어떻게 됐을까?

◆ 분당신도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나홀로 강세'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의 활황기로 여겨지던 2006년, 분당 아파트 가격은 3.3㎡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금융 위기와 부동산 시장침체를 겪으며 2013년 말 기준 28.8% 하락한 1452만원을 기록중이다. 특히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면적은 36.7%, 전용 60~85㎡의 중형면적도 23.2% 하락하며 중대형 면적대의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중대형 면적대에 대한 수요자 선호도 및 환금성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용 60㎡ 이하의 소형면적은 오히려 5.5%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당시 3.3㎡당 1267만원이었지만 2013년에는 1337만원으로 70만원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 가격하락을 이끈 악재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용 60㎡이하의 소형면적만은 그 영향력을 피한 것이다.

실제 가구당 매매가격도 분당신도시 전체가 2006년 7억2878만원에서 2013년 5억2014만원으로 2억원 넘게 하락한 반면 전용 60㎡이하 소형은 1520만원 상승했다.

◆ 판교신도시 입주 이후 분당신도시 일시적 매매가 하락세

분당신도시에 이어 개발된 판교신도시는 2008년 첫 입주를 시작해 현재까지 약 2만3384호가 입주한 상태다. 동판교의 경우 분당 생활권을 이용할 수 있고 신분당선을 이용해 강남까지 20분 내에 접근할 수 있어 분당 거주자들이 다수 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형성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분당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반면 판교신도시는 상승하는 모습을 일시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판교신도시의 입주가 분당아파트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을까. 현재 판교신도시에 입주한 아파트를 면적에 따라 ▲소형(전용 60㎡이하) ▲중형(전용 60~85㎡이하) ▲대형(전용 85㎡초과)으로 구분해보면 30.3%, 36.9%, 32.8% 비중으로 구성되어 있다. 면적별 배분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신도시 계획기준’이 충실하게 적용되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판교신도시에 입주한 아파트 중 전용 60㎡이하의 94.3%가 현재 임대아파트로 공급되어 있다. 즉 소형아파트 10채 중 9채는 임대아파트 입주요건을 갖춘 수요자만 입주할 수 있고 나머지 1채를 두고 일반수요자가 치열한 입주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아파트 수요자들의 선호면적대가 중소형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판교에서 소형아파트 구하기란 거의 ‘하늘의 별따기’ 보다 높을 수 있다. 이 같은 공급영향은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판교신도시 소재 아파트의 면적대별 가격변동률을 살펴보면 중대형에 비해 중소형의 하락폭이 낮거나 상승폭이 높게 나타나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 테크노밸리 입주, 신분당선 개통 등 소형주택 수요 ↑

2006년 부동산 시장 활황기 이후 다수의 외부적 변수에 크고 작은 부침을 겪어왔다. 금융위기와 거래 비수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외 신도시 개발도 이루어졌는데 특히 성남시의 경우 기존 분당신도시에 이어 판교신도시까지 2개의 신도시 개발이 연속적으로 개발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제2의 분당으로 불릴 만큼 개발전부터 이목이 집중됐고 기록적인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또한 판교 내 자족시설인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적인 입주와 신분당선 개통 등 외부인구의 유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호재도 발생했다.

하지만 서울 여느지역 보다도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판교 테크노밸리의 특성(IT·BT·CT 중심)상 소형주택 수요인 젊은 층의 유입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판교 내에서는 이들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일반 소형주택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또한 가격 수준도 높게 형성되면서 판교 소형주택 수요가 분당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분당 소형주택 시장은 외부적 변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며 탄탄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개발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소형주택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4년 이후 판교 내 소형주택의 입주물량은 1722호가 예정되어 있는데 모두 임대주택이다.

이와 관련, 장용훈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판교 소형주택 입주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분당 소형주택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은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소형주택 매매시장은 더욱 견고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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