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황종택의新온고지신] 상경여빈(相敬如賓)

관련이슈 황종택의 新 온고지신

입력 : 2014-05-21 21:29:58 수정 : 2014-05-21 21:58:42

인쇄 메일 url 공유 - +

부부애(夫婦愛)-. 참으로 중요하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하고 기(氣)를 살려주면 행복이 넘쳐나서 살맛이 난다. 반면 서로 원수가 된 양 싸움의 소리가 그치지 않으면 생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살아가야 한다. 수십억 인구 중에 만난 소중한 부부의 인연! 배려로써 행복을 엮어가야지, 갈등으로 점철된다면 부부 자신은 물론 자녀와 가족, 세상에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남편의 역할이 우선적으로 요청된다. ‘시경’은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아내에게 모범이 되는 남편이요, 그 모범이 형제자매에까지 이른다면 그것으로써 가정과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모범이 되는 삶이란 어려운 게 아니다. 가족과 세상을 위한 착하고 바른 삶을 의미한다. 아내의 역할 또한 크다. 어머니 같은 아내로서 남편에게 너그럽고 자상하게 챙기며, 누이동생처럼 애교를 부리듯 남편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친구처럼 편안하게 남편을 맞이하는 아내의 모습이다. 따뜻함이다. 그래서 3000여년 전 주나라 건국의 설계자 태공망은 “아내의 예절은 반드시 그 말이 고와야 한다(婦人之禮 語必細)”고 강조했다. 결국 부부 서로 위해줘야만 화평을 이룰 수 있다. ‘가족이니까 이해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면 파경을 맞을 수 있다. 그래서 ‘상경여빈(相敬如賓)’, 부부라도 손님 모시듯 서로 공경하라고 ‘후한서’는 가르치고 있잖은가. 태공망의 훈계는 계속된다. “어리석은 남편이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아내는 지아비를 공경한다(癡人畏婦 賢女敬夫).”

인간사 최소공동체는 가정이다. 가정의 중심은 부부이고, 그 인연의 끈은 사랑이다. 부부사랑은 한순간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불꽃 같은 사랑이 아니라, 은근한 온기가 오래오래 이어지는 군불 같은 사랑일 것이다. 손잡고, 얼굴 맞대고,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속에 참사랑이 피어오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가정의 달 5월에는 둘이 하나 된다는 뜻을 지닌 ‘부부의 날’(21일) 등 뜻깊은 날이 많다. 일심동체, 모두 서로 아끼고 사랑하자.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相敬如賓:‘부부라도 손님 모시듯 서로 예의를 갖춰 공경해야 한다’는 뜻.

相 서로 상, 敬 공경 경, 如 같을 여, 賓 손 빈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홍화연 '깜찍한 손하트'
  • 홍화연 '깜찍한 손하트'
  • 김민주 '신비한 매력'
  • 진기주 '해맑은 미소'
  • 노정의 '시크한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