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국서 인종차별적 잔인한 범죄로 충격

프랑스 집시소년 집단구타 혼수상태·英 무슬림복장 여성 피살

프랑스와 영국에서 인종차별적 소지가 다분한 끔찍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16세 집시 소년 다리우스가 10여명에게 집단구타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으로 대통령까지 나서 비난하는 등 프랑스 사회에 파문이 인 가운데 이번에는 의식을 잃은 그의 처참한 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8일 이웃에게서 확보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다리우스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고 온몸에 검은 멍 자국이 선명하다.

게다가 다리우스는 슈퍼마켓에서 쓰는 카트에 목이 꺾인 모습으로 짐짝처럼 버려져 있었다.

다리우스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서 건너온 집시출신이다. 다리우스는 한 달 전 가족과 함께 다른 집시촌에서 쫓겨나 파리 북부의 피에르피트쉬르센 집시촌으로 옮겨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다리우스는 인근 아파트를 털었다는 의심을 받아 10여명에게 지하실에 끌려가 집단 구타를 당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실비 무아송 검사는 "없어진 물건은 단지 장신구 몇 개로 (집단구타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사건"이라며 가해자 체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영국 에섹스주(州) 콜체스터에서는 '아바야'라고 불리는 아랍 전통의상을 입고 오솔길을 걷던 30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흉기에 찔려 잔인하게 피살된 채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에섹스대학 학생인 피해자는 얼굴에 큰 상처가 나 있었으며 몸 곳곳에 흉기에 찔린 자국들이 있었다. 

경찰은 52세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복장이 무슬림처럼 보인 것이 주요 조사 내용 중 하나"라며 무슬림에 대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인 모하메드 빈 나와프 왕자는 "피해자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시신의 고국 인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 33세 남성이 100차례 넘게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이번 사건에 유사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