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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구 사고 빈소, 동료 잃은 직장인들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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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9 14:09:35 수정 : 2014-10-19 14: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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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발생 3일째인 19일 경기도 성남지역 장례식장에 마련된 희생자 빈소에는 직장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성남 중앙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김모(27, 여)씨의 빈소에는 직장동료 10여명이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씨는 17일 오후 회사건물 앞 야외광장에서 공연을 보다가 광장 옆 유스페이스몰 지하주차장 환풍구 아래 지하 4층으로 추락해 숨졌다. 당시 김씨는 강모(24, 여)씨 등 직장동료 서너 명과 함께 있다가 강씨와 함께 변을 당했다. 희생자들은 소지품 없이 사원증만 목에 건 채 발견됐다.

빈소를 찾은 동료 10여명은 허공만 응시한 채 어떤 말도 나누지 않고 침묵만을 지켰다.

김씨의 이모는 “직장 동료들도 많이 놀랐을 텐데 찾아와 줘서 고맙다”며 “이제 직장생활 2년 정도 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연장 인근 엔지니어링 업체에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한 이모(45)씨의 빈소에도 직장동료들이 찾아와 슬픔을 나눴다.

사고 직전 한 직장동료와 통화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이후 동료들이 성남지역 병원을 돌아다니며 인상착의를 확인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유족은 “고인의 아내와 자녀가 중국에 있는 와중에 사고가 났는데 고맙게도 동료들이 찾아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정연태(47)씨와 부인 권복녀(46·여)씨는 부부 금실이 좋기로 소문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인의 지인은 “친구가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몸이 불편한데 항상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열심히 살았다”며 “판교 IT업체 건물 관리 일을 하며 다음 달에 있을 자격증 시험 준비도 꾸준히 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 유모 씨는 “초등학생 늦둥이를 포함해 삼 남매를 뒀는데 아이들이 걱정”이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부인 권씨는 애초 신원미상 사망자로 남아있다가 뒤늦게 신원이 밝혀져 부부가 참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는 외아들, 외동딸들의 사고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카 A(31)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병원 장례식장으로 찾아온 김모 씨는 “사고도 사고지만 큰누나가 걱정된다”며 “큰누나의 하나뿐인 아들이었다. 조카가 뒤늦게 대학과정 공부를 하러 다닌다고 들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희생자 16명의 빈소는 성남 중앙병원 5곳, 분당서울대병원 5곳, 분당제생병원 1곳과 용인 강남병원 1곳, 평촌 한림대병원 1곳, 서울 삼성병원 1곳, 서울 을지병원 1곳 등 부부 합동 빈소를 포함해 15곳에 마련됐다.

유족들은 이날부터 차례로 장례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나 일부는 사고 대책본부와의 논의과정을 지켜본 뒤 장례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삼성서울병원에서 홍모(29)씨의 발인식이 희생자 중 처음으로 진행됐다. 주변 IT 업체에서 근무하던 홍씨는 동료들과 공연을 보다가 사고를 당했다. 홍씨의 유해는 경기 광주 분당추모공원에 안치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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