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남편의 ‘부활’을 위해 시체를 무려 6개월간 숨겨뒀던 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가족은 법을 준수하고, 경건히 살고, 종교를 설파하는 데 노력했지만 그 마음이 다소 빗나갔던 듯하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외신은 캐나다 해밀턴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터 왈드와 칼링 왈드 그리고 여섯 자녀는 평소에도 깊은 신앙심을 자랑했다. 다만, 깊어도 너무 깊었다. 이들이 소유한 차량 외부에는 십자가가 그려졌으며, 심지어 왈드는 헤드라이트에도 십자가 모양으로 칼집을 냈다. 밤길을 비출 때 전방에 십자가 불빛이 떠오르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그래도 이들은 가끔 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왈드 가족이 사는 집 뒷마당에는 노숙자들을 위해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종교’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이웃을 위해 연극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왈드는 자신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그러나 왈드는 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그는 오직 신만이 자신을 돌봐준다고 믿었으며, 그 어떤 치료방법도 동원하지 않았다.
결국 왈드는 작년 3월20일 숨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의 아내 칼링과 아이들도 왈드의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 이들은 왈드가 부활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담요로 시신을 꽁꽁 싸매 자물쇠로 채운 뒤 벽장 속에 넣었다. 칼링은 왈드의 시신이 있는 방의 문과 창, 그 외에 공기가 통한다고 생각되는 곳은 전부 테이프로 꽉 막았다. 그리고 남편이 부활하기를 기다렸다.
정말 왈드는 부활했을까. 아마 그랬다면 이미 오래전에 그의 기사가 나왔을 것이다. 즉, 왈드는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칼링의 행동은 밀린 담보 대출을 받으러 온 법원 관계자에 의해 적발됐다. 날짜로는 9월17일, 시신을 숨긴지 무려 6개월 만의 일이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칼링의 집에서 심하게 부패한 왈드의 시신을 찾아냈다.
법원은 칼링에게 보호관찰 18개월을 선고하고, 정신상담을 받도록 명령했다. 칼링은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직후 “내가 한 짓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뉴욕데일리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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