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 중인 독일의 남성 간호사가 정신의학 전문가에게 과거 환자 30명을 직접 죽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 BBC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간호사는 최근 정신의학 전문가와의 면담에서 환자 3명을 죽인 것과 또 다른 환자 2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과거에도 환자 90명에게 약물을 과다주입했으며, 이 중 30명을 살해했다고도 말했다.
간호사는 자신의 심폐소생술을 과시하려고 환자들에게 약물을 주입했으며, 때로는 ‘심심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호사는 2005년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하다 동료들에게 발각돼 2008년 살인미수 혐의로 7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북부도시 올덴부르크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약물로 환자들의 심장박동을 교란하고, 혈압을 일부러 낮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정신의학 전문가의 진술을 증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전문가의 진술을 피고 본인의 자백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정작 사건의 장본인인 남성 간호사는 법정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만약 남성 간호사의 자백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난 2006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독일의 슈테판 레터 이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된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남성과 마찬가지로 간호사였던 레터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인 환자 28명에게 진정제, 마취제, 근육이완제 등을 섞은 뒤 주사해 살해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BBC 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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