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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문체부…'문화융성' 공염불 우려

입력 : 2015-01-30 20:15:13 수정 : 2015-01-30 2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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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범 1차관 사표, 소문 무성
김종 2차관은 野에 고발당해
잇단 내홍에 정책 근간 흔들려
김희범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김희범 1차관의 갑작스러운 사표 제출 배경을 놓고 온갖 관측이 나돈다. 문화정책이 중심부터 흔들리는 마당에 박근혜정부의 대표 공약인 ‘문화융성’도 공염불에 그치리란 우려가 제기된다.

김 1차관은 30일 공식 입장문에서 “역량 부족으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표 수리 순간까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사의를 밝힌 김 1차관은 휴가를 내고 29일까지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은 문체부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과 공동으로 박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한 날이다.

정치권에선 김 1차관이 9월 문을 여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운영 방향과 관련해 청와대·여당과 마찰을 빚은 데 따른 사실상의 ‘경질’로 보고 있다. “문화전당을 문체부 직속 국립기관으로 해야 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과 광주시의 요구에 맞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가 부담이 너무 커질 수 있으니 서울 예술의전당처럼 별도 법인으로 만들자”는 입장을 지켰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문화전당 운영과 관련해 야당 주장을 대폭 수용한 절충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국회 업무를 맡은 김 1차관의 태도가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에서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종덕 장관이 문체부 조직과 인사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김 장관 부임 후 문체부는 조직개편을 통해 관광·종교 업무를 1차관에서 2차관 소관으로 옮겼다. 김 1차관의 권한과 역할은 대폭 줄어든 반면 김종 2차관은 ‘실세’로 떠올랐다.

현 정부 들어 문체부는 유독 인사 때문에 곤경을 치렀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발탁한 박종길 전 2차관은 자질 논란을 겪다가 6개월 만에 낙마했다. 비슷한 시기에 노태강 당시 체육국장 등 체육 분야의 핵심 관료 두 명도 갑자기 타 부서로 전보돼 청와대 외압설이 불거졌다. 박 전 2차관의 뒤를 이은 김 현 2차관은 야당에 의해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검찰 고발을 당했다. 지난 연말에는 유진룡 전 장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2차관을 비난하고, 김 2차관은 유 전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뜻을 밝히는 등 사상 초유의 추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등 문체부 산하 기관장 인선도 논란을 빚긴 마찬가지다. 문화예술계에선 “자질이 부족한 인사가 줄줄이 기관장에 임명되는 상황에서 무슨 ‘문화융성’이냐”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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