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격을 두고 서로를 위험에서 구해준 의사와 소방관의 사연이 뒤늦게 공개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야기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1년 3월29일, 소아과 의사로 근무 중인 샤넌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한 도로를 운전하던 중 자신의 차량이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차량은 불길에 휩싸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샤넌을 구해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다만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은 탓에 샤넌은 발가락 두 개를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서 샤넌을 구한 소방관 크리스 트로키는 며칠 뒤, 병원에 그를 만나러 갔다가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30년 전, 갓 태어난 그를 위험에서 구해준 소아과 의사가 샤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트로키는 “샤넌과 이야기하던 중 그가 나의 생명을 구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며 “얘기를 나누다 그에게 ‘오, 당신이 정말 그 의사였어요?’라고 물었다”고 웃었다.
출생 당시 트로키의 체중은 3.2파운드(약 1.5kg)였다. 50%의 확률로 사느냐 죽느냐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샤넌은 트로키의 목숨을 구했고, 그 덕에 착실히 자라 소방관이 된 트로키가 이번에는 샤넌을 죽음에서 구해준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다.
트로키는 어린 아들을 둔 아버지다. 그는 “샤넌을 만난 후의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며 “내 아들의 건강을 책임질 소아과 의사는 샤넌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은 어린이들의 암 치료 기금 마련을 위해 최근 열린 행사에서 함께 머리를 민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KLTA.com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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