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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명 입양한 40대 女…남은 건 '빚더미'

입력 : 2015-06-15 17:56:51 수정 : 2015-06-15 17: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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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년간 아이 75명을 입양해 키워온 중국의 한 40대 여성이 건강악화와 쌓여가는 빚더미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실이 알려졌다. 역설적이게도 이 여성의 친아들은 자기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어머니에 실망해 현재 따로 살고 있다.

중국 상하이스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허베이(河北) 성에 우안(武安) 시에 사는 리 주안(46·여)은 과거 성공한 사업가였다. 그는 1980년대 의류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으며, 매출액 일부를 광업에 재투자해 수익을 불리는 등 앞날이 창창해 보였다.

리씨는 돈이 많았지만, 결코 탐욕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길거리를 떠도는 불쌍한 어린이들을 자기 자식으로 받아들였다. 리씨의 품에 안긴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려지거나 혹은 갱도 사고 등으로 부모를 여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계속해서 이익이 생기는 등 상황이 괜찮았으나, 중국 정부가 갱도를 폐쇄하면서 리씨의 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아이 입양을 멈추지 않았고, 어느새 리씨가 키우는 아이는 75명까지 늘어났다.

그런데 2011년 겨울, 리씨가 임파종을 진단받는 일이 발생했다. 경제적인 요건에 건강상태까지 악화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처음에 그는 치료에 돈을 쏟았으나, 이내 호전되지 않을 거라는 예측을 하고는 아이들 양육에 돈을 쓰기로 결심했다.

리씨는 이따금 친지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부족한 돈을 메웠지만, 상황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그에게는 200만위안(약 3억6000만원)에 달하는 빚만 남았다.

리씨에게도 친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친아들은 10년 넘게 왕래하지 않고 있다. 과거 리씨가 친아들이 척추손상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을 때, 친아들을 돌보지 않고 입양한 아이의 치료를 위해 다른 병원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망한 아들은 리씨를 떠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리씨의 사연을 접한 많은 이들이 그가 키우던 아이들을 입양하길 원하지만 현재로써는 불가능하다. 그가 아이들을 자기 호적에 모두 등록시켜, 현지 법에 따라 아이들이 ‘고아’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리씨는 사람들의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

시 당국 관계자는 “입양은 원래 사회 복지 기관을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며 “아이들을 거둬준 리씨의 친절한 마음은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쉽게도 리씨는 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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