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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을 따라 일렬로 이동하는 일본 관광객. |
최근 일본에서 중국 관광객의 매너 없는 모습이 지적되자 일부 계층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1964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고 고도 경제성장기(1970년~80년대)를 맞이해 많은 일본인이 해외여행에 나섰고 이들 대부분은 매너 없었다.
실제로 1980년대 일본 신문은 ‘해외 명소에 미친 일본인’, ‘일본인의 국제 의식에 적신호’, ‘매너 나쁜 일본인 관광객 급증’ 등의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당시 일본인들은 "돈을 낼 테니 창가 등 좋은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언성을 높이거나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함부로 버리는 등 예의 없는 행동으로 국제적 비난을 샀다.
이에 당시를 기억하는 50대 직장인 여성은 “업무상 해외로 출장 다녔다. 지금은 해외에서 일본과 중국인의 대우가 다르지만 20년 전만 해도 ‘일본인 거절’이라며 가게에서 쫓겨 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지금 일본의 매너가 생긴 건 아닐까”라고 말했다.
또 20년 전 남편과 프랑스에 다녀왔다고 말한 60대 여성은 “같은 일본인이지만 부끄럽다고 생각했다”며 “파리 교회 미사에서 플래시를 터트리며 기념촬영을 하거나 속살이 드러나 보이는 야한 옷을 입고 교회에 들어가려고 해 주의받는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민폐 행동이 계속되자 1991년 현 국토교통성은 국제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행동이나 외국에서 금지된 행동을 설명하는 비디오·안내책자를 만들어 비행기, 공항 등에 배포했다.
언론인이자 타쿠쇼쿠대 교수 도미사카 사토시(富 坂聰)는 "당시 여행안내 책자에는 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 거리에 가래나 침을 뱉지 말자, 호텔 비품을 훼손하지 말자 등 주의사항이 있었다"며 "지금은 무심히 웃을 수 있지만 30년 전 일본인의 모습을 생각하면 중국을 비웃을 수 없고 지금 우리가 국제적인 매너를 완벽하게 갖춘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7 기자는 "얼마 전 영국 출장에서 개점 전인 커피숍 앞에 한 무리의 여성들이 바닥에 앉아 있어 '중국인일까' 생각했지만 일본인이었다"며 "아직 일본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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