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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사람 잡아끄는 마력 있어… 취준생 때도 밤새워 게임… 오죽하면 이멜도 lo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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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24 06:00:00 수정 : 2015-10-24 13: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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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에 빠졌던 본지 이우중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롤)’를 시작한 건 대학 4학년을 마친 2012년이었다. 받아주는 직장이 없어 술로 소일하던 차에 친구의 플레이 모습을 보고 호기심을 가진 게 ‘롤의 세계’에 발을 들인 계기다.

우리 또래라면 누구나 해봤을 ‘스타크래프트’ 외에는 평소 게임에 관심이 없었다. 롤도 처음 몇 판은 별 재미를 찾지 못했으나 얼마 안 가 깊게 빠져들었다. 이듬해 졸업하고 ‘명실상부’ 취업준비생이 됐지만 롤만은 놓을 수 없었다. 늪에 빠진 느낌이었다. 이기면 ‘한 판만 더 이기고 자야지’, 지면 ‘이기고 자야지’ 하는 생각에 계속 ‘이번까지만’을 다짐하다 먼동이 터오는 광경을 보는 일이 예사였다. 롤은 한 판에 1시간가량 걸린다.

돌이켜보면 롤에는 그 정도로 사람을 잡아끄는 마력이 있었던 듯하다. 지금이야 ‘그게 뭐라고 그렇게 밤을 새웠을까’ 어이없지만, 그때는 ‘킬 스코어’를 내고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 등급이 상승하는 걸 목도하면서 느낀 희열이 꽤 컸다.

본성이 그런지, 게임을 그렇게 만든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경기 결과를 두고 남 탓도 많이 했다. 게임이 잘 풀리면 ‘내 능력’ 덕분이라 생각하고, 잘 안 되면 팀 탓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당시 하루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게 롤이었다. 롤 중독 증세가 극에 달할 때쯤 세계일보에 입사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입사 후 스스럼없이 회사에서 쓰는 전자우편 주소를 ‘lol@segye.com’으로 정했다. 그건 그렇다 쳐도 수습기간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가 쉬는 토요일에도 꼬박꼬박 롤에 접속했으니 중독 후유증은 여전했다.

입사 3년차인 지금은 롤에 접속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 굳이 ‘끊어야겠다’고 다짐한 것은 아니고, 접속을 자주 하지 않다 보니 이제는 손이 가지 않게 됐다. 이메일 주소 때문에 회사 선배 요청으로 이 글을 쓰기 전 오랜만에 한 판 했다. 이겼지만 예전의 성취감이 들지는 않았다. 게임이 끝나자 상대는 “1대 1 실력으로는 내가 압도적으로 우위”라고 강변했다. ‘그 말이 맞다’고 답해주고 접속을 종료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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