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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에 운 최진철號… 희망 쐈다

입력 : 2015-10-29 19:19:24 수정 : 2015-10-29 19: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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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戰 0-2 패배 8강 좌절
조별예선서 강호 브라질 꺾어
이승우·김정민 등 재목 많아
더 이상의 신화는 없었다. 주심이 경기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자 김정민(금호고)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박상혁(매탄고)과 이상헌(울산현대고)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승우(바르셀로나)는 머리를 박고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전광판의 숫자는 0-2. 승승장구하던 최진철호의 행진은 16강에서 끝났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이하(U-17) 청소년 축구 대표팀이 29일 칠레 라세레나 라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에 0-2로 져 탈락했다. 

29일 칠레 라세레나의 라포르타다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회 16강전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이승우가 그라운드에 엎드려 아쉬워하고 있다.
라세레나=연합뉴스
조별예선에서 2승1무. 무실점 조 1위로 통과하면서 기대를 모은 최진철호의 여정은 12일 만에 막을 내렸다. 대표팀은 안정된 수비와 끈끈한 조직력으로 난적 브라질을 꺾는 등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더구나 FIFA 주관 대회를 사상 처음 무실점으로 통과하면서 한껏 기대를 높인 탓에 선수단 스스로도 이날 패배가 아쉬웠다. 최 감독은 “벨기에가 조별리그와 달리 전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해 조금은 당황했다. 수비수들의 위치를 바꿨지만 미흡했다”며 “몇 번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반 내내 패스 실수를 범하며 슈팅을 단 하나밖에 못 날린 대표팀은 후반 들어 기니전 결승골의 주인공 오세훈(울산현대고)이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반 22분 추가실점까지 허용했지만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25분 마침내 반격의 기회가 왔다. 벨기에의 수비수 르랑 르무안이 슈팅하는 오세훈의 양팔을 잡아 넘어뜨렸다. 르무안의 퇴장과 동시에 한국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이승우가 슈팅하려다가 멈칫한 사이 수를 읽혀 골키퍼 손에 막혔다. 이어 수적 우위를 앞세워 공세를 멈추지 않았지만 벨기에의 골문은 결국 열리지 않았다.

대회 전까지 최진철호는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뛰는 ‘이승우 원맨팀’ 이미지가 강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승우 외에도 장재원(울산현대고), 오세훈, 김정민 등 재목들이 여럿 발견됐다.

비록 16강에서 무너졌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이번 대회 활약을 바탕으로 경험을 더 쌓으면 원석에서 보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들 중 일부는 2년 뒤 한국에서 치르는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 또 이르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월드컵에서 성인 대표팀으로 뛸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번에 쌓은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브라질과 기니를 격파하는 등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면서 “이 경험을 승리로 발전시켜 오늘과 같은 모습을 안 보이도록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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