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떼라 모레띠, 로베르토 바르바토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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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라 모레띠(Terra Moretti)의 로베르토 바르바토(Roberto Barbato) 대표. |
“벨라비스타는 이탈리아 와인이 절대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을 이뤄낸 생산자이다. 프랑스의 최고급 샴페인과 견줄만한 세계적인 수준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만약 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바로 벨라비스타를 마셔봐라…”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2001년 10월 ‘와인 애드버케이트(The Wine Advocate)’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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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비스타 포도밭 전경. |
그만큼 벨라비스타는 이탈리아 발포성 와인을 샴페인에 필적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수준의 반열에 올려놓은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프랑스에 샴페인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프란치아꼬르타(Franciacorta)’가 있고 최고의 프란치아꼬르타를 빚는 곳이 바로 벨라비스타다. 벨라비스타는 국내에서도 지난 10월28일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열린 ‘감베로로쏘 TOP 이탈리아 와인 로드쇼’에서 소개돼 와인업계 관계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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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비스타 와이너리 설립자 비또리오 모레띠 가족들. |
벨라비스타(Bellavista)와 페트라(Petra) 와이너리를 소유한 와인기업 ‘떼라 모레띠(Terra Moretti)’의 로베르토 바르바토(Roberto Barbato)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바르바토씨를 3일 워커힐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이탈리아 최고의 발포성 와인, 프란치아꼬르타 양조방식을 자세히, 또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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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확하는 벨라비스타 와이너리 관계자. |
벨라비스타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Lombardia) 지역의 프란치아꼬르타 마을에서 샴페인 방식으로 만든 발포성 와인이다. 하지만 바르바토씨는 샴페인 방식이라는 용어 자체를 거부했다. 그는 “샴페인 방식이 아니라 샴페인과는 또 다른 프란치아꼬르타 고유의 방식으로 만든 발포성 와인”이라고 강조한다.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 만든 발포성 와인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듯, 프란치아꼬르타는 프란치아꼬르타에서 만든 발포성 와인만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라는 얘기다. 이탈리아 스파클링하면 보통 스푸만떼나 프로세코를 떠올리는데 프란치아꼬르타는 병숙성을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르다. 프란치아꼬르타를 샴페인을 능가하는 와인이라고 단언하는 이런 자부심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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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비스타 프란치아꼬르타 알마 뀌베 브륏. |
프란치아꼬르타는 지역 이름이면서 와인의 이름이고, 특히 이탈리아 와인양조 규격인 DOCG 시스템에 의해 규정된 생산 방식의 이름이기도 하다. 공인된 포도 품종, 헥터당 포도 나무의 수, 수확량, 숙성 기간 등 규정에 부합해야만 프란치아꼬르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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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비스타 프란치아꼬르타 그란 뀌베 브륏 |
바르바토씨는 “프란치아꼬르타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277년이다. 샴페인과 비교하면 생산량은 31분의 1 수준이고 프로세코와 비교하면 29분의 1수준으로 생산량이 매우 적다”며 “ 가장 중요한 점은 샴페인처럼 병입해 2차숙성 기간을 거치지만 숙성기간이 보다 길다. 샴페인은 최소 숙성기간이 18개월이지만 프란치아꼬르타는 최소 숙성기간이 25개월이다”라고 강조했다. 긴 숙성 기간을 통해 샴페인을 능가하는 와인이 탄생된다는 설명이다. 프란치아꼬르타에서는 주로 샤도네이, 피노넬로(피노누아), 피노비앙코(피노블랑) 3개의 품종을 재배한다. 프란치아꼬르타 지역은 온화한 기후로 높은 낮기온 때문에 일교차가 크다. 페놀산 숙성 잘 진행되며 균형감 있는 산도와 당도, 그리고 뛰어난 향기와 숙성도, 구조감, 복합미와 여운을 남기는 와인이 탄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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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비스타 프란치아꼬르타 그란 뀌베 로제 브륏. |
이날 인터뷰에서는 프란치아꼬르타를 대표하는 벨라비스타 3종이 소개됐다. 벨라비스타 와이너리는 1976년에 비또리오 모레띠(Vittorio Moretti)씨가 설립했으며 처음에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위해 와이너리를 세웠다고 한다. 첫 번째 와인은 1979년에 출시됐으며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벨라비스타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한다.. 가족 소유 200헥타의 포도원에서만 와인을 생산하고 모든 포도는 손으로 수확한다. 느리고 부드러운 기계 압축(Coquard presses)을 사용하며 1차 발효는 오래된 작은 오크통에서 발효한는데 중요한 점은 최소 4년에서 7년 정도의 병숙성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침전물을 모으는 리들링은 손으로 진행하며 리제르바급의 숙성과 2차 발효를 위해 천연 코르크를 사용한다. 진하고 풍부한 과실의 향기, 부드럽고 크리미한 미감, 균형감있고 지속적인 맛, 장기 숙성 능력을 갖춘 와인이 바로 벨라비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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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와이너리 전경. |
프란치아꼬르타 알마 뀌베 브륏(Franciacorta Alma Cuvee Brut)은 프란치아꼬르타 생산자의 품질과 스타일을 구분할 때 꼭 시음해봐야 하는 기본적인 제품이다.120개중 선별된 60개의 에스테이트에서 수확된 포도로 양조된 와인을 버티컬 블렌딩해 만들어진다.샤도네이 80%, 피노네로 19%, 피노비앙코 20%다. 포도 수확 시기로부터 최소 4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치는데 녹색 뉘앙스의 노란빛을 띠며 끊임없이 올라오는 작고 생동감 넘치는 기포가 도드라진다. 생기 가득한 흰 꽃과 잘 익은 배의 아로마가 풍부하게 전해지며 부드럽게 전해지는 바닐라 향이 매력적이다.
프란치아꼬르타 그란 뀌베 브륏(Franciacorta Gran Cuvee Brut) 2004는 샤도네이 72%, 피노네로 28%다. 깊고 선명한 볏짚색을 띠며 작고 섬세한 기포를 느낄 수 있다. 향기로운 꽃 향기와 산사나무, 쑥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운 아로마가 어우러져 복합미가 뛰어난 부케를 형성한다.
프란치아꼬르타 그란 뀌베 로제 브륏(Franciacorta Gran Cuvee Rose Brut) 2004는 역시 샤노네이 피노네로로 블렌딩되는데 벨라비스타 전체 생산량의 3% 정도밖에 되지 않는 최고급 프란치아꼬르타다. 다른 로제 스파클링에 비해 거칠지 않고 섬세한 점이 특징이다. 양파 껍질과 같은 핑크색을 띠며 베리류와 감귤류의 달콤한 아로마에 잘 익은 사과, 장미 꽃 잎 향이 더해져 은은하면서 우아한 복합미의 부케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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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에보(Petra Ebo). |
이날 함께 소개된 페트라 와이너리는 세련되고 우아한 슈퍼 투스칸을 만드는 생산자다. 와이너리는 세계 3대 건축가로 꼽히는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설계해서 유명하다. 페트라 에보(Petra Ebo) 2011은 최고의 레드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상업적인면보다 오로지 떼루아를 잘 표현하는 포도품종을 선정해서 만든다고 한다. 이 와인을 빚는 포도를 재배하는 지역은 철분이 풍부해 ‘철의 언덕’으로 불린다. 카베르네쇼비뇽, 멀롯에 산지오베제를 블렌딩한 점이 독특하다. 맑은 루비색을 띠며 체리, 블루베리의 아로마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은은하게 개성을 더해주는 오크한 아로마와 싱그러운 아로마가 균형감있는 부케를 잘 보여주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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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퀘르체코뻬(Petra Quercegob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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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페트라(Petra Petra). |
페트라 퀘르체코뻬(Petra Quercegobbe) 2009는 페트라에서 가장 통풍이 잘 되는 싱글 빈야드에서 빚어진 100% 메를로다. 풍부하고 뚜렷하게 층을 이루는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탄닌을 느낄 수 있다. 블랙체리, 블랙베리 아로마와 인디언 향신료, 젖은 토바코향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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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페트라(Petra Petra). |
페트라 페트라(Petra Petra) 2008은 페트라의 플래그쉽 와인으로 보르도 스타일이다. 에스테이트의 가장 오래된 2개의 포도밭에서 자란 포도를 블렌딩한다. 매우 매혹적이며 풍부한 텍스처가 특징. 잼처럼 농축미 있는 체리 등 붉은 과실 아로마가 강렬하다. 초콜릿, 모카커피의 아로마도 느낄 수 있고 양념류, 미네랄과 꽃의 아로마가 층층이 풍기는 매우 매력적인 와인이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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