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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카카오, 임지훈 대표 리더십 발휘하나?

입력 : 2015-11-08 15:18:57 수정 : 2015-11-08 15: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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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도박설·전 대표 기소 등 악재 불구 O2O 시장 진출 확대

카카오드라이버, 대리운전업계 이해 복잡…"리더십 요구돼"
`산 넘어 산` 카카오. 사진=박종진 기자
카카오가 연일 터지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간 대리운전업계와 마찰을 빚어온 대리운전 O2O 시장 진출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어려움을 뛰어넘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리더십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 5일 대리운전 O2O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의 내년 상반기 출시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임 대표 리더십의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진출하려는 대리운전업은 기존 업계가 카카오의 시장독점 등을 이유로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대리운전기사들은 환영 의사를 보이고 있어 3자간 의견 조율 및 반발 최소화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 감청 협조 번복,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도박설, 이석우 전 대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불구속 기소 및 카카오가 상반기에 인수한 네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를 제공하는 록앤올과 SK플래닛간의 소송 등 크고 작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 사안들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명확히 갈렸다. 검찰의 이 전 대표 불구속 기소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카카오 길들이기라며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 전 대표가 아청법 17조 위반으로 기소된 것인데 이 조항은 입법 당시부터 위헌성 문제가 제기됐다며 '기술성 조치'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고, 입법 과정에서 이미 법령의 불명확성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등 업계 차원에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인기협은 불명확한 조항에도 카카오를 포함한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동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도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성인 키워드를 금칙어로 설정하고 이용자의 신고 시 서비스 이용제한 및 유해정보 차단 등 사전·사후의 가능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기협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기소는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나 그 대표이사의 책임 범위를 과도하게 확장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자유로운 소통과 공유를 근본 철학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의 위축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IT업계 한 관계자 역시 "이 전 대표가 실정법을 어겨 기소됐다는 의견보다 감청 거부로 인해 정부와 검찰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게 업계에서의 주된 인식"이라며 "현재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모바일 망을 제공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의 대표 역시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감청 협조 번복과 김 의장의 도박설과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해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IT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기소와 김 의장 도박설은 성격이 다른 사안으로, 도박설이 나온 직후 카카오가 명확한 설명 없이 카톡 감청 협조를 재개하는 등은 의혹을 사기 좋다"며 "임 대표 등 카카오는 도박설에 대해 회사와 관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을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설명하는 게 이용자들의 신의를 얻는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기사 측이 'T맵'을 무단도용했다며 SK플래닛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서도 재판 결과를 봐야하겠지만, SK플래닛의 증거들을 볼 때 의혹 제기가 무리한 게 아니라는 시각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택시가 택시회원들의 네비게이션으로 김기사를 활용하고 있는 데다, 록앤올이 자회사인 만큼 카카오가 중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달 27일 카카오 제주 본사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의 온디맨드(On-demand)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종진 기자
이렇듯 상황이 카카오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믿을 것은 임지훈 대표가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재임 시절 보여줬던 리더십이라고 업계는 관측했다.

아울러, 임 대표가 대표 취임 후 결정한 사항 중 대외에 처음 공개된 카카오드라이버 사업이 그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가 케이큐브벤처 대표 시절 과감한 결단력과 인사이트 등 덕분에 카카오 신임대표로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인수·투자 시에 여러 가지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결정을 과감히 밀고 갈 수 있는 추진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간 2조5000억원이 넘는다는 대리운전 시장에 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 그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카카오드라이버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대리운전자들은 찬성하는 가운데 기존 업계와 앱 제공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이를 최소화해 해결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일 카카오 판교사옥 앞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 분들이 요청할 경우 면담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의사가 있다"며 "카카오의 대리운전업 진출은 업계의 건전한 성장과 이용자 혜택 확대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판교 인근 한 IT업체 관계자는 "카카오 대리운전업 진출 반대 시위가 자칫 격렬하거나 과격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지나다보면 질서정연한 가운데 구호를 외치는 등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며 양측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은 아님을 시사했다.

카카오는 대리운전자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해나갈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 진출을 위해 카카오가 갖춰야할 정책 등 업계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 사업 검토 단계부터 계속 소통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며 "지난 5일 수도권 5개 대리운전기사단체와의 대화를 통해 업계의 횡포, 애로사항, 개선할 점 등에 대해 경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는 것 외에 적용 지역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중간중간 결정된 내용은 오픈할 것이고 자세한 내용은 내년 상반기 출시 즈음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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