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자위에 색깔잉크를 넣는 ‘안구문신’을 놓고 호주가 시끄럽다. 정부가 일반 문신, 피어싱 등과 동급으로 취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의학전문가들이 불법이라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0년 가까이 안구문신을 시술해온 한 남성이 아무 문제 없다며 홀로 맞서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공막(sclera)'에 색깔잉크를 넣는 안구문신이 일부 호주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미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사 대상인 공막은 안구 대부분을 감싸는 흰색의 막으로, 우리가 흰자위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공막 두께는 수 mm에 불과하다.
‘루나 코브라’로 알려진 안구문신 전문가가 공개한 사진은 보는 이를 놀라게 하면서도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빨간색, 초록색 그리고 검은색 등 다양한 색상의 안구는 외계인 혹은 귀신 등을 떠올리게 한다.

호주 안과의사 연합회의 마이클 스테이너는 “안구문신은 단순히 미용이 목적”이라며 “이같은 문신을 그대로 두는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안구문신은 미친 짓”이라고 강조했다.
루나 코브라는 지적을 반박했다.
루나 코브라는 “2007년 안구문신을 시작한 뒤, 위험한 질병과 연관됐다는 말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구문신은 음주나 흡연보다 낫다”고도 강조했다.
지금까지 그에게 안구문신 받은 이는 10명으로 전해졌다. 1년에 한 명꼴로 안구문신을 한 셈이다.
여러 지적에 맞서면서도 루나 코브라는 홈페이지에서 모방에 따른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충분한 교육과 연습, 경험 등이 없는 사람에게는 안구문신을 받지 말라”며 “시야 흐림이나 심할 경우는 시력상실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의사 연합회의 스미스 회장은 “공막은 매우 민감한 조직”이라며 “바늘로 공막을 찌르고 구멍을 뚫어 실명을 자초하는 것만큼 우스꽝스러운 일은 없다”고 비꼬았다.
이에 루나 코브라는 “저 사람들은 그저 내 이름을 보기가 싫을 뿐”이라며 “그들은 호주인들의 건강을 진정 생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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