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는 최근 미군부대 용산기지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민간인인 구민 30여명이 부대 내 근현대 역사 유적 탐방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탐방은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용산학 강좌' 마지막 코스였다.
첫 탐방지는 용산기지 내 사우스포스트 드래곤힐 호텔이다. 이 호텔 입구 장식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사령관 관저 정문에 있던 기둥 석재를 옮겨와 만든 것이다.
호텔 뒤편 느티나무들은 한 자리에서 묵묵히 일제 강점기부터 미군기지까지 민족 역사를 봐왔다.
기지 동쪽 둔지산 기슭에는 군 감옥시설(위수감옥)이 있다. 의병 강기동 선생부터 김수영 시인, 백범 암살범 안두희까지 이곳을 거쳐 갔다.
구민들은 미 8군 사령부가 있는 메인포스트에서는 미 8군 전몰자 기념비를 둘러봤다.
원래는 만주사변 전사자 충혼비가 있던 자리로, 용산기지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한미연합사 건물을 지나면 주한 미합동군사업무지원단에 이른다. 이곳은 일본 강점기 육군 장교관사로 쓰이다가 해방 직후에는 미소공동위원회 소련군 대표단 숙소로 사용됐다.
그 앞으로 남산자락에서 흘러온 만초천이 동서로 300m 흐른다. 일제 강점기 이후 '욱천'으로 불린 만초천은, 미군기지 바깥 구역의 경우 모두 복개돼 흔적을 볼 수 없다.
용산은 근대 이전에도 한양도성 관문으로 교통, 군사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고려말에는 몽고군 병참기지, 임진왜란 때는 왜군 보급기지였으며 임오군란 때는 청나라군대 주둔지였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지금까지도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다.
내년에 미군부대 이전이 시작된다. 용산구는 주민들이 지역 역사를 이해하도록 미군부대 탐방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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