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아이 보듯 넓게 봐야 더 큰 재미

우주 공간을 떠다니는 물체가 지구 대기 속으로 들어와 타는 현상을 유성 즉 별똥별이라고 한다. 이 별똥별이 특별히 많이 떨어지는 현상을 유성우(流星雨)라고 부르는데, 시간당 적게는 10개 남짓, 많게는 100개 이상의 별똥별이 떨어진다.
유성우는 혜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혜성은 가스나 먼지, 작은 돌 부스러기들이 얼어있는 지저분한 얼음덩어리 천체이다. 이 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오면 부스러기들이 녹아서 긴 꼬리를 만들게 된다. 주기적으로 태양에 가까이 오는 혜성의 궤도에는 꼬리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가 많이 남아 있다.
지구가 공전하는 동안 혜성의 궤도와 만나게 되면 이 부스러기들이 지구로 빨려 들어와 별똥별이 되는데 그것이 바로 유성우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유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유성우를 만드는 혜성은 1862년에 발견된 스위프트-터틀 혜성이다. 이 혜성은 약 130년을 주기로 태양을 도는데 이미 수백 번 이상 태양을 돌면서 그 궤도 위에 많은 부스러기를 뿌려 놓았다.
목성의 영향으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12년마다 최대 극대기를 맞게 되는데 올해가 바로 그해이다. 목성은 약 12년을 주기로 태양을 도는데, 그 중간에 스위프트-터틀 혜성의 궤도와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가 있다. 이때 목성의 중력으로 혜성 궤도 위의 부스러기들이 지구 쪽으로 몰리게 되면서 평소보다 두 배 가까운 많은 별똥별이 보이게 된다.
국제유성기구에서 예측하는 극대시간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12일 밤 10시부터 13일 0시 30분쯤이다. 자정 이후에는 달빛의 영향을 받지 않고 유성우를 볼 수 있기에 시간당 150~200개까지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혜성의 부스러기들이 궤도 위에 얼마나 넓게 분포돼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예측 시간을 전후로 극대시간이 다소 변동될 수 있다. 이에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밤하늘을 주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유성우를 보기 위해서는 불빛이 없는 곳을 찾아야 한다. 주위에 불빛이 많으면 그만큼 볼 수 있는 별똥별의 수가 줄어든다. 페르세우스자리는 북동쪽 하늘에 보이는 카시오페이아자리 아래에 있다. 하지만 페르세우스자리를 찾을 필요는 없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라고 해서 페르세우스자리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매직아이를 보듯이 눈의 초점을 풀고 최대한 넓게 하늘을 보면 좀 더 많은 별똥별을 볼 수 있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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