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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신궁 앞에 있는 느티나무. 나무주변에 소원을 적어 걸어놓도록 했다. |
신궁이 많은 일본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1천만 명이 방문한다고 한다.
이곳에 가면 소원을 비는 방문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신궁 본관 바로 앞에 우뚝 선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다. 느티나무를 둘러싼 곳에 소원을 적은 글귀를 걸도록 되어 있다. 메이지 신궁에서는 500엔을 내면 소원을 적을 수 있는 작은 나무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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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신궁앞 나무 주변에 걸려있는 영어와 한글 안내문. 철자가 틀리고 어색한 표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신에 대한 소원과 맹세를 그림말(絵馬)에 적어서 봉납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매일아침, 의식에서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희망하시는 분에게는 1매500엔에 다눠드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눠드리고>를 <다눠드리고>로 적어 놨다. 그리고 문맥도 어딘가 어색하다. 에마(絵馬)를 <그림말>로 풀이한 것도 그렇다. 에마란 일본에서 소원을 빌면서 말을 신사나 절에 바쳐오던 것에서 유래한다. 나중에 마구간을 나타내는 나무판에 말을 그려서 사용하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에마라 불리게 되었고 현재는 이 소원을 써서 걸어놓는 나무판을 말한다. 이를 이해할리 없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그림말>로 써놓은 것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이곳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한글이 일본 신사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쿄=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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