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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베들레헴의 별’ 정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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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23 00:54:50 수정 : 2017-02-03 14: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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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탄생 시기 추정할 중요한 단서
동방박사가 따라간 별은 금성일 듯
1년 중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 중 하루가 바로 성탄절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도 밝고 정의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예수가 탄생한 성탄절을 기념한다.

예수의 탄생과 관련돼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바로 ‘베들레헴의 별’이다. 사실 ‘베들레헴의 별’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아니면 종교적인 상징물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수의 탄생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서 중의 하나가 베들레헴의 별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이 별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베들레헴의 별’은 평소에 볼 수 없는 매우 특별하고 밝은 별일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행성들이 모이는 현상이다. 최초로 이런 주장을 펼친 사람은 17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였다. 그는 BC 7세기에 목성과 토성이 달 지름 두 배 정도로 가까이 접근한 현상을 ‘베들레헴의 별’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의 천문학자들은 대부분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목성과 토성의 접근은 약 12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해와 달을 빼고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천체가 바로 금성이다. 금성의 밝기는 1등성이라고 불리는 가장 밝은 별보다도 무려 100배 이상 밝다. 그다음으로 밝은 천체는 목성이다. 목성도 1등성보다 10배 이상 밝다. 결국 금성과 목성이 같이 나란히 보인다면 그것만큼 더 화려하고 멋진 장관도 없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그럴듯한 ‘베들레헴의 별’ 후보도 바로 이 현상이다. BC 1년 6월 17일 저녁에 그런 일이 있었다. 이날 금성과 목성은 달 지름보다 가까이 접근했다. 그리고 그 두 행성이 보이는 위치는 바로 서쪽 하늘이었다. 동방 박사들이 페르시아 지역에서 두 행성이 모이는 것을 보고 출발했다면 당연히 서쪽으로 가야 했을 것이다.

가장 그럴듯한 현상이 목성과 금성의 만남이지만, 이 현상이 맞다고 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두 별은 서로 멀어졌고, 결국 동방 박사가 따라 간 별은 더 밝은 금성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우에도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그보다 남쪽으로 7㎞나 떨어진 베들레헴까지는 금성이 인도할 수 없다. 하지만 동방 박사들은 천문학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들이었다. 그해 가을 두 행성은 다시 새벽하늘에서 만나게 되고, 그 이후 목성은 새벽녘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었다.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 목성을 따라 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외에 ‘베들레헴의 별’이 헬리혜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아주 밝은 혜성이 나타났다면 무척 장관이었고, 눈에 띄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혜성은 천체가 아니라 단순한 대기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혜성의 등장은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기에 혜성을 예수의 탄생 징조로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와서 예수의 탄생을 알렸던 ‘베들레헴의 별’이 어느 별이었는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올 성탄절 저녁에는 서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금성을 볼 수 있다. 세상을 밝히는 ‘베들레헴의 별’이 다시 뜨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금성을 찾아보면 어떨까?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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