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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헌재 탄핵심판 결정 승복 약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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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8 01:19:30 수정 : 2017-02-08 01: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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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태극기 집회 간 갈등 고조 / 정치인 선동 발언 자제하고 / 국론분열 막을 결단 내려야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승복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어제 원내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헌재의 결정은 헌법 정신의 최종 확인이며, 우리 모두가 그 결정에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그제 “모든 대선 주자들과 여야 정치권은 헌재 결정이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2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헌법기관인 헌재의 결정이 내려지면, 여야를 포함해 모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 정치인의 제안은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국론 분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 헌재 결정이 가까워지면서 탄핵에 찬성하는 촛불 집회와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세력 간의 갈등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주말에 촛불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 2월 탄핵’ 등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고, 태극기를 든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 무효’ ‘종북 세력 척결’을 촉구했다. 얼마 전에는 이번 탄핵 사태와 관련해 분신자살하거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여간 우려스런 상황이 아니다.

이런 판국에 여야 정치인들은 헌재의 결정을 차분히 기다리기는커녕 집회에 나가 일방적인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의원은 현재 헌재에서 심리 중인 탄핵을 기정사실화해 ‘벚꽃 대선’을 거론하거나 탄핵 기각 시 혁명을 입에 올리는 마당이다. 이런 지경이라면 헌재의 결정이 나더라도 어느 쪽이든 승복하지 않을 것임은 불 보듯 자명하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놓고 일부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해당 판사를 매도한 일이 재발될 소지가 다분하다. 삼권분립 원칙을 흔드는 반헌법적 발상이자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라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일각의 몰지각한 행동에 마땅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법원을 공격하는 풍토에선 법치의 확립은 요원하다. 종국에는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마저 위협받게 된다.

헌재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 결정에 불복하고 다른 소리를 내게 되면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갈가리 찢어지는 대재앙이 일어나고 만다. 이런 사태를 원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대선 주자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국민 통합과 법치를 외치는 정치인이라면 마다할 까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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