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용 신발 플립플랍, 또 다른 해양오염의 주범
깨끗한 해변과 아름다운 열대우림으로 케냐 주요 관광명소인 와타무 해안지역이 현재는 플라스틱 슬리퍼의 일종인 플립플랍 쓰레기 더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환경보호단체 오션 솔의 보고서를 인용해 케냐 와타무와 동아프리카 해안 등이 사람들이 몇번 신다가 버린 플리플랍으로 오염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린 스미스 오션 솔 관계자는 “약 30억명의 사람들이 이런 타입의 신발을 소비하고 있다”며 “이들은 슬리퍼를 신다가 고리 부분이 고장나면 몇번 고쳐 신는다. 그러다 결국에는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플립플랍의 평균 수명은 2년정도”라고 덧붙였다. 플리플랍은 발가락을 고리에 걸어 신는 슬리퍼로 가볍고 저렴해 바닷가에서 애용하지만 합성고무 소재로 만들어 쉽게 썩지 않는다. 현재 수천톤이 동아프리카 해안가 육지에 쓸려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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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냐와 동아프리가 해안가에 쌓인 플립플랍 등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들. CNN캡처 |
이는 해양 오염을 심각하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동아프리카 해변에 나타나는 심각한 오염을 주는 쓰레기의 대부분이 버려진 플리플랍들이며 대략 한해 90톤 정도 배출된다고 오션솔은 밝혔다. 한 환경단체의 보고서는 “한해 최소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있고 2050년에는 바다에 어류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냐에 몰려온 쓰레기 잔해의 대부분은 아시아와 인도, 중국에서 온 것이다.
스미스는 “나이로비의 가장 큰 슬럼지역인 키베라에서는 버려진 플립플랍 더미가 이 지역의 깨끗한 물이 공급되는 통로를 막은 적이 있었다”며 “이런 해양 오염이 발생했을 때 실질적인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자연스럽게 생분해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유해 물질들이 눈의 통증 뿐만 아니라 건강에 직접적인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사진=CN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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