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크루즈의 시작, 헝가리 여행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최고급 호텔에 묵는 편안한 여행을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더구나 그 호텔이 스스로 움직이며 여행지들로 옮겨 다닌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여행, 고급여행의 대명사가 바로 최고급 호텔 시설을 갖춘 거대한 선박을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크루즈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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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다뉴브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호텔 창밖 풍경. 강가에는 크루즈를 출발하려는 유람선들이 정박해 있다. |
크루즈 여행은 역동성보다는 말 그대로 유유자적한 유람(遊覽)으로 인식되면서 신혼여행이나 노년의 여행으로 선호된다. 고급 여행이라는 생각에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차지하지만 쉽게 실행하기는 어려운 여행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기간 이동을 위한 비용과 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수고 등을 고려한다면 고급 호텔과 함께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크루즈 여행은 편안함뿐만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매력적인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오래전 방영되던 미국 드라마 ‘사랑의 유람선’처럼 로맨틱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대도 크루즈 여행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엔 자기 지신에게 주는 여유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크루즈 여행을 찾는 여행객도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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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도심 불빛이 다뉴브강에 반사되면서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
통상 크루즈에는 광대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오션 크루즈와 강을 따라 여행하는 리버 크루즈가 있다. 최고급 시설을 갖춘 선박을 타고 세계 각국 주요 도시를 여행하는 오션 크루즈는 많은 비용과 오랜 여행기간이 필요하다. 오션 크루즈는 최고급 시설과 다양한 쇼, 행사들로 여행객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망망대해 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하는 사치도 누려볼 수 있다.
강을 따라 여행하는 리버 크루즈는 오션 크루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크루즈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강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마을들과 자연풍광, 웅장한 건축물들은 육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항구에 정박하는 오션 크루즈는 시내 관광을 위한 별도의 이동이 필요하지만 도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시내에 정박하는 리버 크루즈는 세계적인 도시를 여유롭고 효율적으로 관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오션 크루즈가 정박지 관광의 많은 부분이 추가 비용이 필요한 선택사항인 것과는 달리 리버 크루즈는 대부분 기항지 관광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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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크루즈 승선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짐. |
리버 크루즈는 유럽과 같이 하나의 강이 여러 나라를 거쳐 흐르는 지역이나 황하나 나일강 등 길고 역사 문화유적이 많은 강들에서 주로 이뤄진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리버 크루즈는 유럽 다뉴브(Danube)강 크루즈라고 할 수 있다. 독일어로는 도나우(Donau)강으로 불리는 이 강은 2860㎞에 달하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으로, 독일의 남서부 슈바르츠발트 산지에서 발원해 중부와 동부 유럽을 동서로 흘러 흑해까지 이어진다. 강의 본류가 거치는 나라만도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이며 빈, 베오그라드, 부다페스트 등 각국 수도가 다뉴브강 연안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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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다뉴브(Danube)강 크루즈. 독일어로는 도나우(Donau)강으로 불리는 이 강은 2860㎞에 달하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으로, 독일의 남서부 슈바르츠발트 산지에서 발원하여 중부와 동부 유럽을 동서로 흘러 흑해까지 이어진다. |
특히 다뉴브강은 중부 유럽을 관통하면서 동서 유럽을 잇는 동맥으로서 역사적 역할을 해왔다. 동방 여러 문화가 이 강을 통해 중부 유럽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각 세력의 경계이자 주도권 싸움의 장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동방 향료와 비단이 유통되던 무역통로로 자리 잡으면서 연안도시들 번영을 이끌기도 했다. 현재도 대형 선박이 다뉴브강을 거슬러 독일 레겐스부르크까지 항해하는 등 물자수송의 주요한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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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크루즈 선박에서 본 다뉴브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유명한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도 유명한 강을 따라 왈츠처럼 활기차고 아름다운 여행이 펼쳐진다. |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유명한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도 유명한 이 강을 따라 왈츠처럼 활기차고 아름다운 크루즈 여행이 펼쳐진다. 다뉴브강에서는 독일에서 흑해로 강을 따라 흘러 내려가거나 혹은 흑해에서 독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등 다양한 루트의 크루즈 선박이 운항되고 있다. 특히 빈이나 부다페스트 등 강의 연안을 따라 오랜 문화와 역사가 깃들어 있어 다양한 기항지 관광을 할 수 있으며 클래식 연주 감상, 모차르트와 비엔나커피에 대한 강연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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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을 따라 이어져 있는 아름다운 마을들과 자연 풍광, 웅장한 건축물들. |
이번 여행에서 선택한 크루즈 여행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해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에까지 이르는 여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버 크루즈를 운항하는 바이킹 리버 크루즈로서 스위스 바젤이 본사이며 유럽식 정통 식사 및 기항지 특별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선 크루즈를 타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부다페스트까지 직항이 없어 파리를 경유했다. 경유지인 파리에서 에어프랑스로 바꿔 탄 후 비행기는 동유럽의 파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시내 호텔로 이동하는 길은 다뉴브강을 따라 이어져 있다. 강가에는 각종 크루즈 배들이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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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크루즈는 대부분 기항지 관광이 포함돼 있다. 강을 따라 오랜 문화와 역사가 깃들어 있어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
아름다운 다뉴브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텔에 짐을 풀었다. 해는 이미 기울었다. 호텔 발코니에 서니 부다페스트 도심 불빛이 다뉴브강에 반사되면서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강을 따라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부다페스트의 첫 밤이 깊어간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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