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백령도 추락기종 개량 / 엔진 교체 등 체공시간 늘려 / 남한 전역 정찰 능력은 미지수 / 사진 실시간 전송기능도 없어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등을 정찰하고 복귀하다 8일 강원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채 주민에게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중국제 UV-10 상업용 무인기의 파생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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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주민이 발견 지난 2014년 3월 서북도서 일대를 정찰하다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위 사진)와 지난 8일 강원도 인제군 전방 지역 야산에서 주민이 발견해 9일 군에 신고한 북한군 무인기 추정 비행체. 합동참모본부 제공, 연합뉴스 |
UV-10은 지리정보 탐사와 지도 제작 등에 쓰이는 무인기로, 최대 4시간 비행할 수 있다. 니콘 D800 카메라와 25~35㎜ 렌즈를 사용하며 900㎒대의 통신 대역을 이용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가 UV-10이며 북한이 중국 중개인을 통해 7대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기체 크기를 다소 늘리고 엔진을 교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공시간을 연장한 UV-10 개량형을 사드 포대 정찰에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분계선(MDL)에서 성주까지 거리는 270여㎞로, 왕복하면 비행거리가 500㎞가 넘는다. 2014년 3~4월 경기 파주와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180~300㎞ 정도 비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소백산맥을 넘을 정도로 북한 무인기 기술이 크게 발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조선중앙TV를 통해 김책공업대학에서 개발했다는 장거리 무인기 모형을 공개하는 등 무인기의 체공시간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 무인기가 한반도 남부 전역을 정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항공정찰을 할 때는 지상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지그재그로 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도 대청도와 소청도 상공을 지그재그로 비행하며 지형을 정밀하게 정찰했다. 같은 해 4월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 역시 화천, 춘천 등을 거쳤다. 반면 같은 해 3월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군사분계선에서 청와대까지 직선비행을 했다. 무인기가 비행할 수 있는 항속거리가 지그재그 비행에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측 핵심 시설 정찰을 우선순위에 두고 비행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 역시 MDL에서 성주골프장 부지까지 거리가 매우 먼 점을 감안해 직선비행에 가까운 항로를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촬영한 사진을 실시간으로 지상기지에 전송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는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추락한 무인기를 수거해 기체에 내장된 비행조종컴퓨터에서 비행 계획과 기록, 발진 위치와 복귀 예정지 등 비행정보를 추출하는 한편 엔진 등 핵심 구성품의 성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인기에는 비행 계획과 경로를 입력한 비행조종컴퓨터가 장착되어 있다. 컴퓨터의 플래시메모리에서 파일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면 정확한 비행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군은 무인기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마치면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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