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대표는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민적이고 중립적이었던 홍 대표의 성향이 대선에서 보스층만 겨냥한 선거만 펼치다보니 보수이념에만 매몰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6.25전쟁 67주기를 맞아 자신의 페이스 북에 글을 올려“이 나라가 주사파 운동권들의 세상이 되었어도 국민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고귀한 희생조차 망각된 이땅은 이제는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사는 세상으로 변했다”며 “사드배치로 한미가 균열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이것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정치는 당파나 집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한다”며 “비록 이 나라가 주사파 운동권들의 세상이 되었어도 국민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 우울한 6.25 기념일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홍 전 지사의 “문재인 정부는 주사파(主思派) 패당 정부”발언에 대해“입만 열면 남을 헐뜯고 욕하고 심한 말을 한다”며 “술이 안 깬 주사(酒邪)파는 홍준표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가 당 혁신을 맡기겠다면서 영입한 인물은 울트라 보수 인사로 분류된다. 뉴라이트 학자인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상태다. 류 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를 지낸 학자로 주요 현안에 극우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때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좌편향 된 학계를 바로잡는 일”이라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건국절 법제화’가 소신이기도 하다.
류 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을 지냈고, 현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와 박정희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보수 진영 원로급 인사 등이 참여한 한국자유회의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하는 등 대표적 보수 인사다.
‘여자 홍준표’로 불리는 류여해 최고위원도 보수 성향이 강하다. 홍 대표의 측근인 류 최고위원은 경선 과정에서 하이힐을 벗고 맨발 투혼을 펼치거나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등 독특한 연설로 주목받았다.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태극기 교주’를 자처하는 이념적 지향의 소산으로 보인다.
류 최고위원은 저서 등에서 강한 보수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올해 5월 펴낸 저서 ‘왜 지금 비선실세를 말하는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을 보면서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보수우파의 슬픔을 달래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이 나라를 지킬 거예요. 절대 좌빨(좌파 빨갱이)한테 나라를 뺏기지 않을 거예요”라는 육성이 담긴 동영상 클립을 올렸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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