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회의 땅’ 극동러시아] 자원·접근성·잠재력 탁월… 대북방교역 시장선점 각축전

입력 : 2017-09-10 18:43:03 수정 : 2017-09-10 21:54: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6〉 지자체, 극동러 진출 활발 / 양국 지방협력포럼 내년부터 열려/지자체간 교류의 폭 더 넓어질 전망/강원, 연해주·사하·알타이주와 교류/21일 투자박람회서 경협포럼 마련/부산, 사할린과 조선·항만 관련 협의/현지서 수산물 가공 ‘윈윈 효과’기대
지방자치단체의 러시아 극동지역 진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싶은 지자체에 극동지역의 풍부한 자원과 뛰어난 지리적 접근성, 무한한 잠재력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내년부터 양국 간 ‘지방협력포럼’을 열기로 해 지자체 간 교류의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7일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양국 지자체뿐 아니라 지방 중소상공인 간의 실질 협력과 인적 교류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극동러시아와의 교류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강원도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강원도는 1997년 8월 러시아 연해주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뒤 일본 돗토리현, 중국 지린성, 몽골 튜브도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 지사성장회의’를 매년 개최하면서 러시아 진출을 선점하고 있다. 2009년 6월에는 DBS페리호가 동해항∼블라디보스토크∼일본의 사카이미나토를 운항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2010년 4월 속초∼자루비노∼훈춘을 잇는 백두산 항로를 개설해 운항하는 등 항로를 이용한 인적 교류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원도가 2011년 블라디보스토크에 문을 연 ‘연해주 강원도무역사무소’는 극동러시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 강원도는 연해주 이외에 2007년에는 사하공화국, 2013년에는 알타이주와 교류를 각각 시작했다. 사하공화국과는 바이오·의료기기·에너지 분야 교류에, 알타이주와는 농식품·체육분야 교류에 주력하고 있다.
강원·연해주 회담 2015년 10월 제20회 동북아지사성장회의에서 강원도와 연해주 대표단이 양자회담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 제공

강원도는 올해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수출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연해주에서 각각 열린 ‘달아그로 식품박람회’와 ‘제7차 한러극동포럼 B2B 수출상담회’에 도내 기업들이 참가했다. 6월 알타이주 농업박람회에도 관련 기업이 현지에서 활동을 펼쳤다. 오는 21∼24일 동해에서 열리는 ‘2017 GTI국제무역투자박람회’에는 러시아 현지 기업이 참여해 수출상담을 벌인다. 박람회 기간 ‘제1회 한국 러시아 지방정부간 경제협력 포럼’을 개최하는 등 양국 지방정부 간 협력을 강화한다. 강원도 관계자는 10일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속초를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를 출항시켜 속초∼블라디보스토크∼일본∼동남아를 연결하는 항로를 운항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연해주 경협 지난 7월13일 러시아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 연해주청사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폴랸스키 연해주 부지사(왼쪽)가 양 자치지역 간 경제협력사항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극동러시아 항만 물동량 증가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36% 증가해 ‘황금노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 전체에서 극동항만이 차지하는 물동량 비중이 2014년의 25.8%에서 2020년 26.4%, 2025년 28.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시는 극동러시아 7개주 중 사할린주 정부의 핵심 개발프로젝트에 포함된 조선, 항만시설, 교통 등의 산업과 관련해 현지 진출을 다각적으로 협의 중이다.

부산이 확보한 세계적 수준인 수리조선소와 관련 기업을 현지에 유치하고자 사할린주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극동지역에서 운항 중인 유람선과 대형 원양어선, 구축함 등 러시아 선박은 대부분 부산 수리조선소에서 수리한다. 천연가스와 석유를 시추하는 데 활용하는 초대형 해상플랜트 기자재와 철강, 생활식품, 신발산업도 진출이 유망한 업종으로 꼽힌다. 신창호 부산시 산업통상국장은 “조선단지의 경우 연해주 해안 볼쇼이 카맨지역에 대규모 부지가 조성돼 있다”며 “사업성 검토와 세금 혜택, 부지 임차기간에 대한 협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국내 대형 조선사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시는 수산물 가공업의 진출도 노리고 있다. 현재 극동러시아 인근 해역과 북태평양 일대에서 잡는 참치와 대게 등 상당량을 부산 감천항으로 이송, 가공한 뒤 미국과 일본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이를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가공한다면 이송경비 절감으로 국제 경쟁력이 확보돼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산시는 지난 7월 사할린 국영기업 ‘SED 프로그램 쿠릴 아일랜즈’와 부산경제진흥원, 부산기업인 ㈜코엔스가 다각적인 경제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난 5월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 속초항에서 7만5000t급 크루즈 코스타 빅토리아호 취항식이 열리고 있다.
강원도 제공

포항시도 환동해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을 바탕으로 극동러시아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일만항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항로를 이용해 자동차 수출길을 찾고 있다. 연해주지역의 조사료 생산과 반입사업도 추진 중이다. 포항시와 포항축협은 연해주의 광활한 토지와 싼 인건비 때문에 조사료 생산기지로 활용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8일부터 11일까지 우호교류도시인 하산군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는 ‘2017 환동해거점도시회의’에 참석한 뒤 의료봉사활동과 의료관광 설명회를 연다. 포항시의 풍부한 의료시설을 활용한 의료 관광마케팅이다. 환동해권거점도시회의는 1994년 결성된 이후 올해 23회째를 맞이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총 4개국 10개 거점도시 대표들이 참석해 경제교류, 공동관광 상품개발 등 상호협력 방안을 협의한다. 회의에서는 ‘환동해권 거점도시 간 국제운송로와 공동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지속가능한 동반성장과 경제교류 활성화방안을 논의한다. 환동해권 크루즈·페리 운항 활성화와 다양한 대응전략 마련을 위해 ‘환동해권 문화관광 협력사무국’ 창설이 제안될 예정이다. 이 시장은 “블라디보스토크 관계자를 만나 포항이 동해안 유일의 영일만 컨테이너항, 냉동창고, 국제여객부두 등을 보유한 대북방교역 중심이란 점을 알리고 발전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연직 선임기자, 부산·포항=전상후·장영태 기자 repo21@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츄 '깜찍한 브이'
  • 츄 '깜찍한 브이'
  • 장원영 '오늘도 예쁨'
  • 한소희 '최강 미모'
  • 수현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