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얀 안개의 실상은 낭만적이지 않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서부를 강타한 산불이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 시스터스 마을을 덮쳤다. 그 연기가 국유림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거센 불길로 마을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고, 국유림 내 캠핑장도 폐쇄됐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로지폴 소나무(lodgepole pine)들은 아직 그대로일까.
이 지역 산불은 매년 되풀이된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에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식생(植生)이 바짝 마르면서 산불 위험이 커진 것”이라고 밝혔다. 불을 댕긴 게 관광객일 수 있다는 추정에 고개를 떨군다. 산야를 검게 한 그 엄청난 산불에도 인근에서 골프를 즐기던 불 구경꾼이 100명이 넘었다는 외신 보도에 낯빛마저 붉어진다.
정재영 기자·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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