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을 수 없는 가려움 ‘피부건조증’
피부 수분이 정상의 10% 이하로 떨어지고 불편감을 느끼는 상태를 ‘피부 건조증’이라 한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흰 비늘 같은 각질이 일어나며 표면이 거칠다. 살이 트는 것처럼 갈라지기도 하며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주로 정강이를 비롯해 피지선의 분포가 적은 팔다리, 복부, 허벅지 등에 생길 수 있다. 건조함이 심하면 갑자기 움직일 때 피부가 찢어지기도 한다.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져 몸속 수분이 적어지는 40, 50대 이후에 흔하지만 심하게 건조한 겨울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과도한 실내 난방이나 전기담요 등 온열기 사용을 피하고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도록 한다.
잘못된 목욕 습관은 피부 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잦은 목욕이나 때밀이·스크럽 제품 사용 등 강한 피부 자극, 너무 뜨거운 목욕물 온도와 장시간 입욕 등은 좋지 않다. 목욕은 2∼3일에 한 번, 따뜻한 물로 보습 기능이 있는 순한 세정제를 사용해 빠르게 씻어주는 것이 좋다. 샤워 후 5분 안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면 더 도움이 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소아는 건조한 환경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보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간혹 실내 습도와 피부 보습 관리를 해도 건조증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갑상선, 당뇨, 신장질환 등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검사해 본다.

겨울철만 되면 코딱지가 많이 생기고 코를 풀 때마다 코피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는 ‘비강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비강건조증은 콧속 점액이 말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코가 쉽게 막히고 딱지가 잘 생긴다. 콧속이 간지럽기도 하며 말라 찢어지면 코피가 자주 난다. 만지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콧속 점액 분비가 활발하지 않은 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겨울철에는 건조한 날씨와 실내 환경 때문에 비강건조증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젊은이들도 급격히 늘어난다.
건조해진 코를 손으로 자꾸 만지거나 후비면 코 점막을 더욱 자극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손으로 만지지 말고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해 건조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잠자기 전 코 점막에 유분기가 많은 연고를 살짝 말라주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하다면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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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건조해 뻑뻑할 때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
눈 역시 건조한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건조증이 생기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감을 많이 느끼는 신체 부위이기도 하다.
눈물은 눈 속 이물질을 씻어내고 산소를 공급해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눈물이 부족해지는 증상이 ‘안구건조증’이다. 눈이 마르면서 눈이 뻑뻑하거나 시리고 이물감이 들기도 한다.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충혈되기도 하며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보존제가 첨가되지 않은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장기간 방치하면 각막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조한 환경 외에 높은 미세먼지 농도와 잦은 스마트폰 사용 등도 최근 젊은층의 안구건조증 발병을 높이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에 안구표면이 직접 노출되면 이물감과 가려움, 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각막 및 결막염, 알레르기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을 일으킨다. 장시간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면서 눈물 분비가 줄어들어 눈을 더 건조하게 만든다.
변용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콘택트 렌즈 사용, 라식수술, 눈화장,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젊은 여성들의 안구건조증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특히 겨울철에는 안구건조증이 더욱 심해지므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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