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오디오랩에서 앨런 드반티어 상무가 연구소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연구소에는 스피커의 진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컴퓨터 장비가 갖춰져 있다. 또 사운드바 성능 비교가 이뤄지는 블라인드 테스트실과 음향의 반사를 느낄 수 있는 청음실도 마련됐다. 드반티어 상무는 “몇 곳의 유명 음향 기업에서 일해 봤지만 이곳의 시설은 세계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무반향실이었다. 이곳은 천장과 벽, 바닥이 모두 노란색 음향 흡수체로 도배된 공간이다. 보통 음악을 재생하면 소리는 주변 물체들에 반사되기 때문에 정확한 소리를 듣기 어렵다. 하지만 무반향실에서는 모든 소리가 차단된다. 전파의 반향도 사실상 100% 흡수돼 정확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무반향실의 문을 닫으니 어디선가 “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콜비 버델마이어 디렉터는“주변의 모든 소리가 차단되면서 우리 몸 등에서 발생하는 화이트 노이즈(넓은 음폭을 가져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 소음)가 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오디오 기기는 물론 TV의 음질 튜닝도 함께 진행한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전문지인 컨슈머리포트의 음질평가에서 삼성전자의 12개 모델이 최고등급(엑설런트)을 받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삼성전자가 화질뿐 아니라 음질에도 큰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오디오랩 인력도 해마다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디오랩을 통해 개발된 사운드바를 이번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통해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사운드바보다 40% 이상 얇은 제품으로 저음을 내는 우퍼 4개를 포함해 7개의 스피커 유닛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31억9000만달러로 추산된 세계 사운드바 시장에서 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시장 사운드바 시장이 35억1000만달러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하만 인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사운드바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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