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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짜’라 기분은 좋지만 … 중국발 미세먼지 줄어들까

입력 : 2018-01-15 20:22:13 수정 : 2018-01-16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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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비상저감조치 실효성 논란 / 지하철·버스 이용객은 소폭 늘고 도로교통량 1.8% 줄어 변화 미미 / 시민 “대중교통 무료 세금낭비” / 짝수 차량 많아 차량 2부제 무색 “중국발 미세먼지가 문제인데 왜 우리나라 대중교통이 공짜인가요?” “무료라니 기분은 좋지만 세금낭비라는 생각도 드네요.”

고농도 미세먼지로 비상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 수도권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서울 출퇴근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처음 시행됐다.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할 만한 교통량 변화가 없었던 데다 ‘공짜 승차’를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마스크 착용한 시민 초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처음으로 발령된 15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요금 면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날 서울 지하철 이용객은 지난주 같은 요일인 8일 대비 2.1%, 시내버스 이용객은 0.4% 늘었다.
하상윤 기자
이날 오전 서울시내 주요 버스 정류장과 버스 안, 지하철역 등에는 무임승차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승객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고 승차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혼란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홍보팀에서 당산역으로 지원 나온 윤석진 과장은 “오전 7시부터 한 시간가량 서 있는 동안 무임승차 관련 질문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쓴 채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직장인 A(35·여)씨는 “중국발 미세먼지인데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한다고 공기질이 나아질지 모르겠다”며 “그 비용이면 차라리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 주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직장인 B씨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던 사람들이 1000원 넘는 대중교통비가 무료라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지하철 이용 승객은 전주 월요일 대비 2.1%, 시내버스는 0.4% 느는 데 그쳤다. 서울시내 14개 지점의 도로교통량도 전주 월요일보다 1.8% 줄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공공기관에서도 차량 2부제 효과를 의심케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들어오는 차량 절반 가까이는 짝수 번호판을 단 차량이었다.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청사 1층에 있는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유아 동반 차량이나 장애인 차량은 (자가용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라) 통과시켰고, 직원 차량도 출근하는 사람을 돌려보낼 수는 없어 다음부터는 2부제를 지켜 달라고 안내하고 출입시켰다”고 전했다.

청사 본관 앞 주차장 일반 주차구역 역시 주차된 60여대의 차량 중 짝수 번호가 절반에 달했다. 다만 청사 주차장을 이용하는 총 대수는 줄었다. 이 관계자는 “15일 오전 9시까지 입차한 차량은 평소 332대인데 오늘은 206대로 많이 줄어 주차공간은 다소 여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환경안전공학)는 “미세먼지는 수도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공기관·수도권 위주의 적용범위를 넓히고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영기 수원대 교수(환경에너지공학)도 “중국 유입량이 많으면 국내 조치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국내 배출원을 놔둘 수는 없는 만큼) 적어도 비상저감조치 때만이라도 민간 차량 2부제와 불법소각 단속 등 기존에 관리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16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가 ‘나쁨’일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15일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초 예상만큼 높지 않아 비상저감조치는 이날 오후 9시 자동 해제됐다.

윤지로·권이선·이창훈·이창수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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