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린지 본(왼쪽 사진)과 ‘요정’ 미카엘라 시프린이 19일 강원도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알파인 스키 활강 연습에서 슬로프 위를 날아오르고 있다. 이날 본은 3위, 시프린은 16위를 기록했다. 정선=연합뉴스 |
윤성빈과 고다이라가 각각 왕관을 물려받은 가운데 평창은 단 하나의 라이벌전을 남겨두고 있다. 바로 21일 강원도 정선알파인경기장 여자 활강 경기에서 펼쳐질 ‘여제’ 본과 ‘요정’ 시프린의 첫 ‘올림픽 맞장’이다. 애초 시프린은 이번 올림픽에서 모든 알파인 스키 종목(활강,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복합)에 출전할 계획을 세워 둘의 첫 대결은 지난 17일 슈퍼대회전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앞서 시프린의 주특기인 기술 종목들(회전, 대회전)이 대회 당일 강풍으로 일정이 변경됐고 시프린이 컨디션 조절차 슈퍼대회전 출전을 포기하면서 첫 대결은 불발됐다.
린지 본 |
그러나 시프린의 무서운 상승세는 결코 얕볼 수 없다. 그는 2016∼2017시즌부터 활강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스키 경력을 통틀어 출전한 활강 월드컵이 겨우 6개뿐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10위권 밖에 머물렀던 순위를 올 시즌 들어 단숨에 한 자릿수로 끌어올렸다. 활강은 스피드 종목으로 자신의 주특기가 아님에도 그는 시즌 초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몰아치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미카엘라 시프린 |
한편 지난 15일 여자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평창 다관왕’에 시동을 건 시프린은 이날 ‘악재’를 맞았다. 남자친구인 프랑스 스키 선수 마티유 파브르(26)가 구설에 오르며 올림픽 선수촌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파브르는 전날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 7위에 올랐는데 자신의 앞에 프랑스 선수가 4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동료 때문에 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의미로 “대회 결과가 역겹다. 순위표를 보자마자 뺨을 맞은 기분이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프랑스 선수단은 즉각 그를 선수촌에서 내보냈다. 파브르와 시프린은 지난해 여름부터 교제해 왔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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