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분기가 지나갔다. 완연한 봄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도 많이 들려온다. 최근 지인이 내년 초 결혼 의사를 밝히며 매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랑하는 예비신부와 그동안 마련한 종자돈으로 함께할 보금자리부터 보금자리를 채울 혼수까지 시간을 두고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함께할 공간' 즉 집인 것 같다. 실거주를 ‘매수’할 것인가 ‘전세’로 살 것인가부터 어디에 거주할 것인가 등등...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태어나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두 성인이 하나가 되는 것이니 생각할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필자는 또래에 비해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29세 때 첫 내 집 마련을 했다. 물론 대출 한 가득한 집이었다. 당시 6% 고정금리 원리금균등상환으로 월 169만 원씩 대출을 갚아 나갔던 경험이 현재 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우리 부부는 용돈 외 거의 모든 월급은 적금 및 예금 펀드 등에 넣으며 종자돈 마련과 대출 상환에 힘썼기 때문이다.
신혼 초 ‘반 전세’로 시작해서 내 집 마련까지 필자 또한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아파트가 필자의 눈에도 좋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문제는 늘 얼마 되지 않는 자기자본이었다. 자기자본만으로 원하는 집을 살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자와 같이 자기자본 외 대출을 받고 부동산을 매수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 생에 첫 내 집 마련 때 어느 정도 금액대의 부동산을 접근해야 할까? 각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3인 이하 가족 기준 5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가정하겠다.
가정1. 신혼부부 2인 기준으로 부부합산 월 소득 500만 원
가정2. 신혼부부의 자기자본 1억 5천만 원
위 가계의 가계부를 심플하게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여유자금 100만 원’ 이 가계 유지를 위해 ‘없어도 되는 돈’이 되겠다. 많은 재테크 저서에서 대출은 ‘가계에 무리가 가지 않은 범위’ ‘소득 금액의 O%만 받아야 한다’고들 한다. 이 가계에서도 월 소득 수준의 20% 수준으로 무리 되지 않는 정도다. 이 가계에서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에 대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월 100만 원 정도 되는 것이다. 주택 담보대출로 원리금 균등상환을 월 100만원씩 할 때 역으로 대출 가능 금액을 구해보면?
원리금균등 상환/ 15년 만기/ 약 3.5%의 금리를 적용했을 시 약 1억 5000만 원 정도의 주택 담보 대출이 가능해진다. 자기자본 1억 5천만 원+ 대출 가능금액 1억 5천만 원으로 약 3억 원 정도의 부동산을 매수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겠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로 인해 지역별로 대출 가능 금액이 다르다.
생애최초구입자이면서 부부합산 연소득 8천만 원 이하일 때 (위 가계와 부합하는 조건이자 정부의 정책하에 ‘서민 실수요자’에 속한다) 투기지구부터 비조정 지역까지 3억 원대의 부동산이면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겠다.
예시를 통해 신혼부부 생애 최초 부동산 마련하는 가계를 가정, 어느 정도 금액대의 부동산을 접근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각자 상황이 다르고 보유한 자본금이 다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방식으로 우선 가계에 무리가 가지 않은 현금흐름을 산출하고, 역으로 대출가능 금액을 파악한다. 대출가능 금액과 자기 자본을 합산하여 현 가계 상황에서 구매 가능한 부동산 금액대를 파악 후 그 금액에 맞는 물건을 접근 해보자. 여기에 또 각자 직장과 거리, 인프라, 자연 환경, 학군 등을 고려하여 실거주 물건을 최종 선택하면 되겠다. 많은 사람들이 생에 첫 내집 마련에 성공하여 앞으로의 삶에 단단한 기반이 되길 바란다.
김영혜 (베로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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