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로 가는 동안 본인의 일상에 관한 설명을 해주던 아나니아는 현재 임대업을 하고 있지만 워낙 세금이 많다고 투덜거렸다. 열대의 천국에서도 살아가는 이야기는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해서 웃음이 났다. 다음에 다시 타히티를 방문하면 자신의 집에 머물라고 초대까지 한다.
크루즈에서 내린 후 머문 파페에테의 성당. |
여행에서 만난 친구라며 소개를 해주니 나까지 현지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시장 상인들이 신선한 과일주스를 건네기도 하고 환영의 조개 목걸이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아나니아가 돈을 건네고 상인은 안 받겠다고 서로 실랑이를 한다. 판매를 하는 건지 거저 주는 건지 애매한 분위기라 선뜻 나까지 나서기가 쑥스러워 얼굴 가득 웃음만 띠고 있었다.
파페에테 현지인들이 찾는 시장에선 프렌치 폴리네시아를 상징하는 티아레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여행객의 코끝을 자극한다. |
식당에서 역시 히메네의 사촌 동생을 만나 인사를 나눈다. 이곳은 인구가 적어서인지 번화가에서 만나는 것이 일상이다. 점심 식사를 맛있게 먹고, 극구 사양하는 그분들을 대신해 식사 값을 지불하고 나섰다. 이렇게 시간을 내어준 답례로 작지만 성의를 표시하고 싶어서였다.
매장 밖에서 아나니아와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을 하고 히메네와 함께 쇼핑에 나섰다. 오전에 음료수를 마시고 조개 목걸이를 선물 받았던 시장으로 돌아와 포장된 바닐라를 몇 개 사들었다. 워낙 좋은 바닐라라 하니 요리하는 친구들 생각이 떠올랐다. 유통기한이 몇 년이나 돼서 바쁜 일상에 만나기 어려워도 언제인가 건네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상품으로 천연오일과 비누를 구입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를 상징하는 티아레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상점을 지나칠 수 없어 천연제품의 비누와 오일을 구입하니 늘어가는 짐이 서서히 걱정되기 시작한다.
부질없는 걱정을 떨치고 ‘히나노’ 맥주를 주문했다. 타히티어로 아가씨를 뜻하는 ‘히나노’ 맥주는 맥주회사 명성뿐 아니라 액세서리와 생활용품 및 의류를 판매하는 매장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히메네를 따라 매장으로 들어서 기념품을 대신할 티셔츠와 모자를 구입했다. 타히티 여인을 아이콘으로 활용한 제품들이 세련되게 진열돼 있어 눈길을 끄는 매장이었다.
파페에테섬에 있는 타히티 방송국. |
크루즈에서 만난 현지인 친구의 도움으로 방송국 곳곳을 둘러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갑자기 마주친 한국인이 신기한지 방송국 직원들이 일하다 다양한 방송국 얘기를 해준다. |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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