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출석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열린 매크로(자동입력 반복)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 드루킹 측근들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킹크랩 이용을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김 지사가 드루킹과 그가 이끈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댓글조작 사건에서 공범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서유기’ 박모씨 주장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이를 부인한 김 지사 주장에 비해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총영사직을 제안하면서 6·13지방선거에서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김 지사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따라서 구속여부는 17일 밤늦게 가려질 전망이다. 김 지사는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곧장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특검의 무리한 판단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저는 앞으로도 법적 절차를 충실히 따를 것이다. 법원이 현명한 판단으로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백원우 |
백 비서관은 지난 3월28일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되도록 부탁한 도 변호사를 만나 인사검증을 한 인물이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경공모 회원이다.
백 비서관은 “김 지사 추천으로 도 변호사를 만났으나 총영사 후보로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어 추천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백 비서관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곧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3월21일 경찰이 드루킹을 체포하는 과정에 백 비서관이 개입한 것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를 ‘보호’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앞서 백 비서관은 이날 오전 8시45분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 오후 2시5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서를 검토한 뒤 오후 4시45분 귀가했다.
특검팀이 오는 25일 1차 수사기간 60일 만료를 앞두고 김 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간 연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검팀은 영장이 발부될 경우 김 지사 추구 수사 등을 이유로 다음 주 중 기간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기간 연장 신청을 받으면 25일 이전에 승인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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