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 그 중압감을 이겨내고 ‘괴물 신인’의 면모로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고졸 신인 신기록의 주인공이 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15일 삼성과의 수원 홈경기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터뜨리며 1994 LG 유니폼을 입고 21홈런을 터뜨린 김재현 SPOTV 해설위원이 세운 고졸 신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24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고졸 신인이 한 시즌 20홈런을 기록한 것도 김재현과 2001년 김태균(36·한화)에 이어 강백호가 역대 3번째다.
사실 2010년대 이후 고졸 신인 선수의 1군 잔류조차 보기가 힘들어진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20·넥센)에 이어 강백호가 괴물 신인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포를 신고하더니 이제는 경쟁자들을 멀리 따돌리고 신인왕 유력후보로 자리잡았다. 150㎞에 가까운 공을 뿌려 투수로도 재능이 있는 강백호지만 타자로 루키 시즌을 보내며 정확한 콘택트 능력과 타구에 힘을 실을 줄 아는 본인의 장점을 제대로 살렸다.
물론 아직 신인의 티를 벗지 못한 대목도 있다. 자주 찾아오는 타격 슬럼프를 빨리 극복하는 노하우가 부족하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외야수비도 보강해야 할 과제다. 또한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도 강백호의 활약을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강백호에게는 아직 도전할 것이 남아있다. 바로 1998년 박재홍이 세운 신인 최다 30홈런 기록이다. 16일 포함 시즌 종료까지 20경기밖에 남지 않아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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